소풍이었소? 고행이었소?

차트를 보며 든 단상

by 소울파인더
소풍이었소? 고행이었소?

어제 티브이에서 본 드라마 속에서 나온 대사였다. 그 순간 내 머릿속은 하얘졌다. 저승길에서 먼 길을 돌아 마중 온 며느리에게 담백하게 던진 그녀의 대답은 `소풍`이었다고 한다. 왜 그 말에 나는 눈물을 쏟아내었을까? 그리고 왜 나의 사고는 멈추어 버렸나? 나는 과연 나의 걸어온 길이 소풍길이었노라라고 고백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나의 길은 가시밭으로 가득 찬 고통의 길이었다고 회환하며 고개를 떨굴 것인가? 쉽지가 않은 나의 길을 돌아보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 데 나의 앞 길을 예견하고 소풍길로 나아가기를 꿈꾼다는 것이 과연 실현 가능한 일일까?


큰돈을 벌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회사를 다닐 때였다. 오며 가며 동냥귀로 들었던 한 협력업체가 있었다. 기술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신제품의 시장이었고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던 탓에 우리 회사의 제품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일류 기업인 오스람의 제품이 들어가 있던 상태였다. 그런데 그 협력업체는 그 어려운 기술개발을 해 내곤 오스람이 납품하던 가격대의 10%의 가격으로 납품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업체를 전적으로 지원하는 고객사가 한국의 대장 기업이니.. 나의 두뇌는 심장에 강한 압력의 혈액을 공급함으로써 나의 본능을 자극했고 그 당시 스마트폰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전자기기를 사용하던 나는 과감히 손 안의 주식세계로 진입을 결심했다. 직장의 우수한 실적 덕분에 전세자금 대출뿐만 아니라 신용대출까지 어마한 금액으로 받을 수 있었던 탓에 나는 전세금을 내고 남은 금액을 고스란히 그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데 투자를 했었다. 말 그대로 투기였다. 그 회사는 여러 가지 호재를 타고 가파르게 주가를 올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나의 증권계좌는 3배나 불어나 있었으며 그렇게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불과 3년도 되지 않은 새내기에게 주어진 너무나도 달콤한 사탕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주식투자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확실한 재테크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졌고 내가 가진 여유 자금의 거의 대부분을 귀동냥으로 들은 여려 회사들의 주식대금으로 투자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여러 달이 흘렀다. 단 며칠이었다. 영원히 유지할 것처럼 우상향을 유지하던 빨간색 기둥들이 갑자기 작아지더니 한라산 절벽을 연상케 하는 시리고 시린 얼음벽이 되어 바닷가로 내려갔다. 나의 투자금을 3배로 불려주었던 나의 타이탄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리고 나의 신용대출로 만들었던 투자 금액은 고스란히 빚으로 변경되었다.


광야에서 보낸 10년


그렇게 모진 경험을 하고 난 주식시장을 주식삼지 않고 성실히 돈을 버는 월급쟁이의 마인드로 다시 돌아갔다. 가끔 주위에 주식으로 돈을 만지고 있다는 동료들에 관한 소식을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심장이 요동치긴 했지만 순간의 달콤함을 위해 소중한 나의 시간들을 화면을 보면서 보내고 싶지 않았기에 멀찌감치 물러서서 관망자가 되기로 했다. 그러다가 삼성전자에서 갤럭시라는 시리즈로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나의 기존 PDA폰은 주식앱과 함께 집 창고 깊숙한 곳으로 사라져 갔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던지고 내 나이 30대 초반에 직장이 제공하던 온실을 벗어나 울타리가 없는 사회에 뛰어들어 여러 가지 다양한 공포를 체험하며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작은 사업을 구상하다가 멈추어도 보고 자영업에 종사해보기도 하고 하고 싶은 음악을 위해 만학도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며 잠시 공공기관에서 나랏돈을 받고 일도 해보니 어느새 시간은 강산을 한 번 바꾸어 놓았다. 항상 돈보다는 현재의 삶에 집중하자는 마인드였는지 가계의 형편은 우상향을 만들지 못하고 박스권에 머물기만 한 10년. 아니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을 통한 국민총생산량을 반영한다면 우하향의 가계를 운영했다고 하는 것이 맞겠지..


커가는 아이들에게 남겨줄 유산이 없을 것 같아서 한창 사춘기에 시작과 중심에서 정체성을 찾고 있는 청소년 둘을 데리고 이곳 독일에 온 지도 벌써 2년을 향해 4부 능선을 올라가는 중에 갑작스레 찾아온 돈에 대한 욕구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그것도 인생의 절반에 다 다른 후에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나이에 근접해 가는 나에게 찾아온 이 불길한 욕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공부를 하면 될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서 대학을 다녔고 4년 동안 낸 등록금으로 10년 간 엔지니어란 직업으로 돈을 벌었다. 그런데 주식투자를 통해서 돈을 벌려고 한다면 주식에 관해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란 원초적인 생각 말이다. 월급쟁이를 하면서 자영업으로 전전긍긍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누군가의 지갑을 열게 한다는 것이 많은 지식과 경험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들이 주식투자라는 것 또한 돈을 벌기 위함이라면 누구 못지않은 노력과 경험이 필요하고 그전에 내가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그냥 운과 느낌에 100% 맡겼다면 이제부턴 차근히 시간과 공을 들여 주식이라는 주제를 깊이 탘구하고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난 이곳에 정말 오랜만에 키보드를 두드려보게 된다.

나의 공부와 노력들이 이곳들에 기입되고 그것이 쌓여 성과를 내게 된다면 이 글을 보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에게 일말의 희망이 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게 아니어도 나처럼 하면 큰일 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켜도 좋을… 어쨌든 사람들에게 좋은 방향의 길을 안내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글이 되길…


인생이란 길이 무수한 가시밭길 사이를 조심조심 걸어가는 소풍 가는 길이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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