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스더 Nov 14. 2024

EP082. 해외 창업 대박 아이템(뻥아님)

인생네컷의 코스타리카 시장 진출 전략

2024.11.03. (일)


 계획은 교회 가기 전에 스페인어 과제를 모두 끝내고 교회에 다녀와서는 마음에 걸리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계획대로 일찍 눈을 떴으나 갑자기 추억여행에 빠져 계획과 달리 과제를 전부 해내지 못했다. 그 사이 유일하게 성공한 것은 바나나 팬케이크.. 찝찝한 마음으로 교회에 도착해 예배를 드리고 점심 메뉴로 된장국을 먹었다. 친구에게 mandarin limón을 전해주려고 가방 가득 챙겨왔는데 교회에서 만날 수 없었다. 사실 나도 누가 한가득 줬는데 어떻게 먹는지 몰라서 갖고 온 건데, 주스라도 만들어 먹어야겠다 싶어 다시 집에 들고 왔다.


 집으로 걸어 돌아오는 길에 너무 더워서 몰에 들어왔다. 운동복을 사고 싶어서 옷을 한참 구경하다 운동이랑 하등 관련 없는 신발 하나를 샀다. 생각해 보니 거의 첫 쇼핑이다. (그러다 바로 다음날 신고 나갔다가 비 내리니 바로 망가져버린..) 그리고 무슨 디저트를 먹으면 좋을지 한창 고민하다가 어제 먹으려다 말았던 츄러스 생각이 났다. 크리스피 츄러스에 가사 crispy sundae를 주문했더니 아이스크림 위에 초코 시럽과 카라멜 시럽을 뿌리고 그 위에 휘핑 크림을 올린 뒤 또 츄러스 네 개를 콕콕 박아주셨다. 분명 충격의 칼로리겠지만 충격의 맛이었다!


 당이 돌면서 또 기분이 좋아져서 아래층에서 하고 있는 bimbo 행사장에 갔다. 아가들과 부모님들이 줄 서서 썰매에 앉아 사진을 찍길래 혹시 아가들만 찍냐~물어보니 아니라길래 나도 열심히 차례를 기다렸다. 심지어 혼자 찍으니까 옆에 빔보 캐릭터들이 다 붙어서 같이 사진 찍어줬는데.. 프린트 기능은 없고 이메일로 보내준다고 했다. 이메일이 안 왔길래 메일이 안 와.. 했더니 하루정도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당연히 그럴 리가 없지! 무슨 우편 부치냐~ 그렇지만 희망을 갖고 다음날, 다다음날이 되어도 메일은 오지 않았다. 아쉽다. 폰으로라도 찍어둘걸. -> 일주일이 더 지나서 su foto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왔다. 실시간도 아니고 당일도 다음날도 아니고 일주일 뒤에 사진이 온 게 더 신기하다.)


 항상 내가 코스타리카에서 자영업을 한다면? 하고 상상해 보는데 그중 인생네컷 부스가 실현가능성으로도 수익성으로도 1등이다. 바로 위에 미국에서도 가장 기본 2장에 10달러, 만오천 원에 사람들이 줄 서서 찍는데 한 명씩 찍어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보정을 해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큰 인풋의 차이 없이 품질을 유지하면서 규모를 늘려갈 수도 있다.


 주타겟층인 1,20대는 블랙핑크나 뉴진스, BTS 같은 케이팝 아티스트를 대부분 알고 있고 요즘 네 컷 프레임도 많이 나오니 한 번 찍은 사람들도 또 찍으러 올 계기가 되니 한 번 먹고 쿨타임이 도는 동안 발길을 끊는 음식점보다도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다! 사실 새로운 프레임이 없어도 한국처럼 친구들끼리 만나면 한 번씩 찍는 문화를 만들면 달달할 것..


 그리고 한국에서도 좀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인데 1) 예를 들어 친구가 8명일 때 한 장을 찍고 8장을 뽑으면 2장씩 네 번 찍는 것보다 좀 저렴하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똑같이 받아요! 2) 3장, 5장 홀수로 놀 때도 무조건 짝수로 뽑아서 한 장은 벽에 붙이든 한 명이 더 챙기든 해야 한다. 그렇지만 매장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득이다.


 심지어 더 많은 사람이 온다고 더 총변동비가 높아지지도 않는다. 그리고 여긴 이런저런 행사가 많으니 여러 행사에 요즘 우리나라 결혼식에 포토 부스 넣는 게 유행하는 것처럼 인생 네 컷 기계를 렌털하는 사업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여기도 이 빔보 부스처럼 비슷한 게 있긴 한데 우리나라 기계랑 완전 다른 느낌이다. 자 우리는 일주일이 뭐냐 1초 만에 QR 뽑아서 당신 핸드폰에 넣어드립니다!


 츄러스도 먹었겠다 몰에서 집까지 걸어가 보려고 나왔는데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우버를 불러서 집에 도착하니 몸이 너무 피곤했다. 할 수 있는 음식 중 가장 간편한 콘치즈를 해 먹었다. 스위트콘 한 캔을 뜯어 그릇에 담고 설탕과 마요네즈를 섞은 뒤 피자 치즈를 올려 전자렌인지에 돌렸다. 아 나 정말 스페인어 과제 해야 하는데.. 하며 잠들어버렸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D81D77DXN


매거진의 이전글 EP081. 망자의 날 Día de muerto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