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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유림 ComfyForest Oct 18. 2021

소시민의 소소한 소회(9)

폭풍우 치는 밤에-특별한 장소에서 만난 사람은 그 공간에 머무르게 하자

드라마 '주군의 태양' 내용 속에서 소개된 동화 '폭풍우 치는 밤에'를 애니메이션으로 봤다. 다행히 더빙판이 아닌 원어판이었기에 프레이즈의 뉘앙스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나카무라 시도의 가부 역은 신의 한 수!


나카무라 시도, 타케우치 유코


원래 시도는 싫어하는 배우였는데(인물도 별로고, 연기도 잘 하는 줄 모르겠고, 내가 좋아하던 타케우치 유코를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꼬셔서는 이혼녀로 만들어 버렸기에. 게다가 유코는 자살로 생을 마감... )


후쿠오카 하카타자에서 시도의 가부키(그의 집안이 가부키 배우 집안)를 한 편 보고 유코의 기분이 이해가 되더라는... 무대 위의 그는... 머... 멋있었다. 젝일...


이치카와 에비조


그 가부키에 내가 원래 좋아하던 가부키 배우인 이치카와 에비조도 같이 나왔었는데 에비조보다 멋지게 보였다... 역시 극배우는 무대 위에서 보고 판단해야 하나 보다.


폭풍우 치는 밤에. 애니메이션 그림체


원작은 그림체가 상당히 다르다.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을 위해 그림체를 바꾼 듯.  


폭풍우 치는 밤에. 원작 그림체


물론 나는 원작의 그림체에 한 표. 소장할 만한 퀄리티. 원어로 된 책을 사야겠다. 정보통에 의하면 키무라 유이치 작가가 문고판으로 소설도 냈다는데 결말이 ㅎㄷㄷ하단다. 언제 일본 가면 구매해야겠다.


내용은 '주군의 태양'에서 대충 나왔었기에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울고 싶게 만드는 포인트가 있다. 내가 눈물이 흔해진 것인지, 둘을 인정하지 않고 이용하려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도 죽을 힘을 다해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염소와 늑대가 안스러워 그런 것인지.  



특히 염소 메이보다 늑대인 가부에게 더 감정이입이 되는데, 어른이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메이의 순수함과 태평함이 좀 얄밉게 느껴져 고뇌하는 가부를 더 응원하게 될 듯.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지 않으면 자신이 밟힌다는 논리를 정당시 하는 사회에서는 말이다. 때문에 이 이야기는 어른들에게 좀 더 맞는 이야기. 아이들에게 보여주려면 적어도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봐야 이해를 할 것 같다.



예전부터 호랑이와 늑대라는 동물에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어릴 때 읽었던 시이튼 동물기의 늑대 '로보'와 러시아 작가가 쓴 '위대한 왕'이라는 백두산 호랑이 이야기를 읽고나서 였다.


둘 다 짐승이지만 지킬 것은 지키고 마지막까지 고고함과 위엄을 잃지 않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가부를 보고 불현듯 떠오른 두 이야기. 그리고 역시 필연적으로 나오는 "비정상적인 인간들보다 차라리 니들이 낫다." 고 하는 푸념? ^^;;



ost감상. 아이코는 여전히 좋아지지 않는다. 왜일까. 역시 난 달달한 거 하고는 안 맞는 듯. -_-;;

https://youtu.be/VX7zmOa5A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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