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수도 부산, 그 세 번째 지정 기념물. 경무대
임시수도 대통령 관저
유산 주소와 위치: 부산광역시 서구 임시수도기념로 45 (부민동3가)
https://goo.gl/maps/s27bLu8Kc4Ytsm1i8
피란수도가 된 부산에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머무르던 관저입니다. 관저와 더불어 임시중앙청(부산임시수도 정부청사)이 있습니다만, 관저가 먼저 2002년 5월 6일에 부산광역시지정 기념물 제53호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그로부터 약 4개월 뒤에 임시중앙청이 문화재로 지정됩니다.
변천사를 보시지요.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8월 10일 ‘경상남도지사관사’로 건립되어 한국전쟁 전까지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건립 당시 도지사로 추정되는 和田純이라는 인물입니다. 1928년까지 도지사를 맡았다고 추정이 됩니다.
해방 이후 한국전쟁기에 부산이 임시수도가 되면서 1950년 8월 18일부터 대통령집무실 겸 관저인 ‘경무대’로 사용되는데, 1950년 8월 18일부터 그 해 10월 27일까지 1차, 1951년 1·4 후퇴 때부터 1953년 8월 15일까지 2차 경무대로 사용되었습니다. 경무대로 사용될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여러 인물들의 사진이 있네요.
이후 1953년 7월 한국전쟁이 정전하면서 대통령이 서울로 환도하게 되어 1953년 8월 15일부터 경남도지사관사로 재사용되었으며, 1984년 6월 25일 임시수도 대통령관저로서의 역사성을 기리기 위하여 ‘임시수도 기념관’으로 개관하게 됩니다.
https://museum.busan.go.kr/monument/index
좀 썰렁한 느낌입니다만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서야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어쨌든 피란수도 부산에서 있었던 이야기 중 하나만 하자면 1952년 7월 26일에 있었던 '발췌개헌'을 대표로 들 수 있겠습니다.
대통령 직선제와 국회 양원제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안과, 의원내각제와 국회 단원제를 골자로 하는 국회의 안을 절충해서 통과시켰다고 해서 발췌개헌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실상은 이승만의 대통령 재선을 위하여 실시된 개헌이며, 헌법을 위반한 개헌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헌법 위반이냐면 당시 반 이승만 성향의 의원들이 다수였던 국회 의석 구조로 인해 이승만의 재선이 불투명해지자 그는 정치깡패들을 동원해 야당 의원들을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빨치산 남도부 부대가 부산에 잠입했다며 부산을 포함한 경상남도·전라남도·전라북도 일대에 계엄령을 선포하기까지 합니다. 1952년 6월 21일 국무총리였던 장택상의 주도 아래 이른바 '발췌개헌'이 추진되고 장택상은 “개헌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국회가 해산될 수도 있다”며 의원들을 협박했습니다.
그리고 7월 4일 밤 국회는 군경의 포위 속에서 기립표결로 찬성 163, 기권 3표로 발췌개헌안을 통과시켰고 개헌이 끝나자마자 7월 말에 계엄이 바로 해제되었으며 결국 이승만은 제2대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게 됩니다.
헌정사상 첫 개헌, 심지어 위헌으로 이루어진 개헌이라는 큰 사건이지만, 사사오입 개헌, 5.16 군사정변이나 10월 유신, 12.12 군사반란, 6월 항쟁과 같은 굵직한 정치적 대격변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기는 합니다.
일제 강점기 도지사 관저를 거쳐 한국전쟁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간직한 경무대(임시수도 대통령 관저)는 건축학적인 의미로도, 역사적 장소로서의 의미로도 가치가 높은 건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