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현실이다

[신혼백서 2]

by 김누누

일찍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축하도 많이 받았지만

걱정 어린 조언들도 많이 받았다.

그중에서 가장 나에게 와닿지 않았던 조언이 있다면 그것은

"결혼은 현실이야"라는 말이다.


결혼을 하게 되면 내가 상상했던 로망과 다른 앞 날이 기다리고 있고

경제적인 문제도 공유하고

평생을 함께 산다는 것,

이쁘고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자연스럽고 털털한 모습도 보게 되는 것,

가족이 되는 것,

그 모든 것들이 현실로 다가와 내가 상상하던 그림과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질 것이라는

일종의 미리 마음을 먹고 있으라는 조언이다.


그 조언대로 연애할 때와는 달리

예쁘게 꾸민 화장한 모습보다는 방금 자다 일어난 생얼을 볼 때가 더 많아졌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쓴 패션 코디보다는 잠옷이나 편한 옷 입은 것을 더 많이 보게 되었다.

이것이 현실이니까.


그렇다면 현실이 아닌 것은 이 세상에 무엇이 있을까

회사생활도 현실이고, 학교생활도 현실이고,

지금 하고 있는 것 전부가 현실인 것처럼

결혼도 현실인 것이다.


현실이라는 것이 로망과 전혀 다른 앞 날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보내게 될 모든 날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매일이 행복한 나날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았고

싸우는 날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밤에는 수다 떨다 지쳐 잠에 들고,

아침에는 회사 가기 싫다면서도 같이 일어나고

어떤 날에는 싸우고 또 화해하고

서로에 대해서 하나씩 또 알아가고

그런 것들이 내가 예상했었고 또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실들이다.


"결혼은 현실이다."

사랑과 행복, 다툼과 서운함 그 모든 것들이 들어 있는 현실이다.

몰랐던 사실들만 깨닫게 되고 환상이 깨지는 현실이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딱 그 정도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