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백서 2]
일찍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축하도 많이 받았지만
걱정 어린 조언들도 많이 받았다.
그중에서 가장 나에게 와닿지 않았던 조언이 있다면 그것은
"결혼은 현실이야"라는 말이다.
결혼을 하게 되면 내가 상상했던 로망과 다른 앞 날이 기다리고 있고
경제적인 문제도 공유하고
평생을 함께 산다는 것,
이쁘고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자연스럽고 털털한 모습도 보게 되는 것,
가족이 되는 것,
그 모든 것들이 현실로 다가와 내가 상상하던 그림과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질 것이라는
일종의 미리 마음을 먹고 있으라는 조언이다.
그 조언대로 연애할 때와는 달리
예쁘게 꾸민 화장한 모습보다는 방금 자다 일어난 생얼을 볼 때가 더 많아졌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쓴 패션 코디보다는 잠옷이나 편한 옷 입은 것을 더 많이 보게 되었다.
이것이 현실이니까.
그렇다면 현실이 아닌 것은 이 세상에 무엇이 있을까
회사생활도 현실이고, 학교생활도 현실이고,
지금 하고 있는 것 전부가 현실인 것처럼
결혼도 현실인 것이다.
현실이라는 것이 로망과 전혀 다른 앞 날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보내게 될 모든 날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매일이 행복한 나날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았고
싸우는 날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밤에는 수다 떨다 지쳐 잠에 들고,
아침에는 회사 가기 싫다면서도 같이 일어나고
어떤 날에는 싸우고 또 화해하고
서로에 대해서 하나씩 또 알아가고
그런 것들이 내가 예상했었고 또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실들이다.
"결혼은 현실이다."
사랑과 행복, 다툼과 서운함 그 모든 것들이 들어 있는 현실이다.
몰랐던 사실들만 깨닫게 되고 환상이 깨지는 현실이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딱 그 정도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