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치는 딱따구리]
폭우가 하염없이 내리는 바깥에서 비를 가장 덜 맞으면서 지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가?
지금 당장 꼭 이 비를 뚫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우산조차 없다면, 어떻게 효과적으로 지나갈 수 있을까?
사실 정답은 가장 간단하게도 빠르게 뛰어가는 것이다.
걸어갈 때와 뛰어갈 때 바람에 날린 비를 맞는 양은 같고, 비를 맞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 가에 따라
비를 덜 맞고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실제로 물리학 저널에도 실린 연구 결과이다.
결국 비를 피하면서 지나갈 수 있는 방법은 뛰어가는 것과 같이,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빠르게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문득 "일이 참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면서 회사생활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회사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회사를 다녀야 하는 목적이 있으며,
또 누군가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을 안 하는 것은 나만 멈춰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며,
또 누군가는 남들이 다니니까 그저 출근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회사를 다니고 싶어서 다니지는 않지만
각자의 나름의 이유대로 출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로부터의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하기 싫은 일하며 인생을 보내고 싶진 않으니까.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내가 피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사실 앞서 말한 비를 피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결과에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회사를 빠르게 그만두는 방법은 회사를 열심히 다니는 것이다.
다니기 싫은 회사를 열심히 다니라니, 말이나 쉽지 행동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결국 이 비를 뚫고 지나가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차피 지나야 만 하는 이 길 기왕이면 뛰어가 비를 덜 맞자는 뜻이다.
회사를 열심히 다닌다는 것, 열심히 한다고 해서 정해진 월급을 더 받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 알아주지도 않고 인정받기도 어렵겠지만,
회사의 최선을 다함을 통해 저축과 투자를 통한 경제적 자유를 꿈꿔볼 수도 있으며,
또는 회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통해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회사를 "열심히" 다닐 필요가 있다.
"열심히"의 기준은 본인에게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이 빗길을 뛰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맞기 싫은 이 비를 피해 오늘도 빠르게 뛰어가고 있으며 결국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매일매일 출근을 해도 나아지는 것이 없고, 어제와 오늘이 같고 일상이 매번 제자리인 것이라고 느껴져도
본인이 뛰고 있다는 사실만은 인지하고, 그 마음을 간직했으면 한다.
당신이 빗길을 빠르게 뛰어서 지나가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러닝머신 위를 뛰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제자리를 뛰고 있다고 해서 앞으로 나아가지지 않는다고 생각되어도
러닝머신 위를 매일같이 뛰는 사람은 분명 얻어지는 것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매일 뛰고 있었으며 그에 대한 충분한 자부심을 느낄 필요가 있다.
우리는 빗길을 빠르게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