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당차고 열정적이었던 도전의 마무리

다시는 없을 20대의 값진 경험

by J mond 제이몬드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게,

거리에는 목도리를 두른 사람들과 앙상한 가지만 남긴 나무들의 모습이 대조되는 추운 겨울이 왔다.


10년이 지난 지금 '5-6군데였겠지'라는 짐작만 할 뿐, 그 당시 내가 몇 개의 학교를 정시에 지원했는지 명확한 숫자는 기억나지 않는다.


단, 에피소드 2개는 정확히 기억한다.


지원한 학교 중, 나름 기대했던 학교의 시험이 있기 이틀 전, 심한 목감기에 걸렸다.

아무 문제 없이 완벽했던 음의 끝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목이 갈라져 1곡 이상 부를 수 없었다.

난 이 여정이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대성통곡 수준의 눈물을 흘렸다.


이 또한 컨디션 관리를 잘하지 못한 나의 탓이지만,

'1년 내내 걸리지 않던 목감기를 하필 지금 난 걸렸어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고,

별 다를 것 없이 평소와 같은 생활을 했기에 왜 걸렸는지 이유조차 알 수 없는 현실이 그 당시 나를 더욱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틀 동안 어떠한 연습도 할 수 없었고, 딱 한 번의 최종점검 후 해당 학교의 시험을 갔다.

다행히 내 목은 약간의 회복이 된 상태였고, 있는 힘을 다해 지정 연기와 특기를 보여주고 올 수 있었다.


생각보다 괜찮은 컨디션으로 시험을 봤지만,

당연히 이 학교는 합격하지 못했다.


다른 한 군데의 학교는 질의 시간이 없고, 시험장에 들어와 가벼운 인사 후 지정연기만 보여주고 바로 나가야 하는 학교였다.

그런데, 그 학교에서 나는 놀랍게 질문을 받았고, 특기도 보여줬다.


그래서 이 학교에 합격했냐고?

아니, 합격하지 못했다.

왜 합격하지 못했는지는 그 당시 현장에 있던 교수님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당찼고, 간절한 만큼 열정적이었던 이 여정의 결과는,

깔끔하게 떨어진 학교, 터무니없는 예비번호를 받은 학교, 잘하면 합격할 수도 있겠다 싶은 예비번호를 받은 학교들로 나뉘었다.


그렇게 합격이라는 글자는 그 당시 나에겐 허락되지 않았다.


가끔 이 도전의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았기에, 돈과 시간을 허비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3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난 한 번도 이때를 내 인생의 허비라고 생각한 적 없다.

나에겐, 내 인생에 있어서 열정이 가득가득했던 그때. 앞뒤 따질 것 하나 없었던 그때.

딱 그때에만 할 수 있었던, 후회 없는 값진 경험 중 하나다.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도전에 대해 머뭇거리는 이가 있다면, 난 항상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도전에 있어서 빠르고 느린 시간이란 건 없다. 타이밍만 존재할 뿐.

내면의 용기가 도전의 스위치를 켜줬다면, 그때 자신의 선택에 집중하고 후회 없는 과정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어떠한들 도전했다는 사실과 그 과정에서 겪은 모든 경험들이 남은 인생에 더 중요한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어느 봄날 시작된 나의 도전은, 아주 추운 겨울날 나름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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