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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이틀 전

나는 나대로 소리를 낼게요

by 호주 재즈맘

아니, 지금 와서 내가 조성진도 아니고, 더 잘해보고 싶다는 무모한 욕심에 더 스트레스만 받지 연습이 될 리가 있나. 마음을 또 정리한다.


갑작스럽게 달려드는 폭풍우에 주체 없이 흔들리는 선박처럼, 퀸즐랜드 사이클론 소식에 내 주변이 혼란스럽다. 비행기는 뜨냐, 어떠냐 나도 한 치 앞을 모르겠는데?


연습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분석하면 할수록, 분석한 대로 연주를 뽑아보려고 애쓸수록, 이상한 라인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나는 나대로,


기도하면서 연주한다.

사운드와 공명에 집중한다.

호흡을 길게 가져가며 프레이징 한다.


이 세 가지를 중점으로 연주를 하려고 한다. 물론 비행기 뜨기 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연습을 최대한 해야겠지만, 그래봤자 잠자고 짐 챙기고 애기 밥 차리다 보면 하루 한 시간이다. 그래서 현명하고 뚝심 있게, 다른 화려한 것들은 버리고 연습해놓은 기본위에다가 이 세 축으로 연주를 하련다.


다음 주에 있을 학석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여는데, 이런 이야기를 좀 나눠봐도 좋을듯하다. 현실적인 연습은, 내 시간 내 삶 내일상 속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인데. 너는 연주하면서 뭐가 중요하니? 이런 식으로 말이다.


손가락을 거짓말을 안 한다. 연습을 한 그대로 무대에서 나온다. 진실을 매 순간 말하면서 연습에 임하면 본무대에서도 그 진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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