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만든 광고문구도 AI기본법 규제대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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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봉 변호사

1. 프롤로그: 테크플러스 월요일 아침 회의

2026년 1월 27일 월요일,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 빌딩. IT 중견기업 '테크플러스'의 회의실에는 긴장된 공기가 감돌았다.

불과 닷새 전인 1월 22일, 그토록 이야기만 무성했던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 드디어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이서준 대표: "자, 다들 알겠지만 AI 기본법이 시행됐어. 우리 회사가 뭘 준비해야 하는지 정리가 필요해."

박지현 AI개발팀장: "대표님, 저희가 개발한 고객상담 AI 챗봇 '헬프미'가 있고, 내부적으로는 OpenAI API를 활용한 문서 요약 서비스도 운영 중입니다. 둘 다 해당되는 건가요?"

김민수 법무팀장: "그게 핵심 질문이에요. 저도 주말 내내 법령을 검토했는데, 우선 '우리가 인공지능사업자인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이서준 대표: "민수 팀장, 일단 이 법이 왜 만들어진 건지부터 설명해 줄 수 있어?"

김민수 법무팀장: "네. 한마디로 'AI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 보호의 균형'을 위해서입니다."

김민수 팀장이 노트북 화면을 띄웠다.



인공지능기본법 제1조 (목적)

이 법은 인공지능의 건전한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권익과 존엄성을 보호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김민수 법무팀장: "즉, 두 가지 축이 있어요. 하나는 AI 산업 발전 지원, 다른 하나는 AI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국민 보호입니다. 규제만을 위한 법이 아니에요."

박지현 AI개발팀장: "EU AI Act처럼 규제 일변도가 아니라 진흥도 함께 담고 있다는 거죠?"

김민수 법무팀장: "맞아요. 그래서 이름도 '규제법'이 아니라 '기본법'입니다. 다만,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의무가 분명히 있어서 이 부분은 꼼꼼히 챙겨야 해요."


2. 우리는 '인공지능사업자'인가요?

이서준 대표: "좋아. 그럼 우리 테크플러스는 이 법에서 말하는 '사업자'에 해당하는 거야?"

김민수 법무팀장: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네, 해당됩니다. 그런데 어떤 유형인지에 따라 의무 범위가 달라져요."

김민수 팀장이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사업자의 정의 (법 제2조제7호)

인공지능산업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자로서 다음에 해당하는 법인, 단체, 개인 및 국가기관 등:

• 인공지능개발사업자: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자

• 인공지능이용사업자: 개발사업자가 제공한 AI를 이용하여 AI제품 또는 AI서비스를 제공하는 자




박지현 AI개발팀장: "그러면 저희 '헬프미' 챗봇은 직접 개발했으니까 개발사업자, OpenAI API 쓰는 문서요약 서비스는 이용사업자인 건가요?"

김민수 법무팀장: "정확해요. 하나의 회사가 동시에 두 가지 지위를 가질 수 있어요."


3. '개발'과 '이용'의 경계선은 어디인가요?

박지현 AI개발팀장: "잠깐요, 그럼 OpenAI 모델을 파인튜닝해서 쓰면 어떻게 되나요? 개발인가요, 이용인가요?"

김민수 법무팀장: "좋은 질문이에요. 가이드라인에서 명확히 정리하고 있어요."



'개발'의 범위 (투명성 확보 가이드라인)

【개발】 인공지능 또는 인공지능 기술을 직접 개발하거나,

그 성능에 중대한 영향을 줄 정도로 수정·변경·개량한 것을 의미

【제공】 유료로 제공하는 것 외에도 무상(공공서비스, 오픈소스 등)의 제공도 포함




김민수 법무팀장: "즉, 단순히 API를 호출하는 수준이면 이용사업자예요. 하지만 파인튜닝이나 RAG 구축을 통해 성능에 '중대한 영향'을 줬다면 개발사업자로 볼 수 있어요."

박지현 AI개발팀장: "'중대한 영향'의 기준이 뭔가요?"

김민수 법무팀장: "아직 명확한 정량 기준은 없어요. 하지만 안전성 확보 가이드라인에서는 '실질적 변경'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기존 AI의 능력이나 위험성을 의미있게 바꿨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라고 해요."


4. AI 결과물만 활용하면 사업자가 아닌가요?

이서준 대표: "그런데 우리 마케팅팀에서 ChatGPT로 광고 문구 만들어서 쓰잖아. 그것도 해당돼?"

김민수 법무팀장: "아니요, 그건 해당 안 됩니다. '단순 이용자'예요."




인공지능사업자가 아닌 경우 (투명성 확보 가이드라인)

단순히 AI 제품·서비스를 이용한 결과물을 자신의 서비스 등에 활용하는 자는

인공지능사업자에 해당하지 않으며 투명성 확보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님


예) AI를 이용하여 CG를 생성한 후 영화에 삽입한 영화제작자는

단순히 AI 서비스를 이용한 결과물을 자신의 콘텐츠에 활용한 것이므로

AI기본법 상 AI사업자가 아니며 '이용자'에 해당




박지현 AI개발팀장: "그러니까 핵심은 'AI 기능 자체를 제공하느냐'인 거네요?"

김민수 법무팀장: "맞아요. 정리하면 이래요."음)

이용자 (의무 없음)


5. 해외 서비스도 한국법 적용을 받나요?

박지현 AI개발팀장: "저희가 쓰는 OpenAI는 미국 회사잖아요. 우리한테 뭘 요구할 수 있어요?"

김민수 법무팀장: "여기가 중요해요. 이 법은 역외 적용 규정이 있어요."



적용범위 (법 제4조제1항)

이 법은 국외에서 이루어진 행위라도

국내 시장 또는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적용한다.




김민수 법무팀장: "즉, OpenAI가 한국 이용자에게 서비스하면 한국법 적용 대상이에요. 다만, 실질적인 규제 집행은 대리인 제도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건 다음에 자세히 다룰게요."

이서준 대표: "그럼 우리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해?"

김민수 법무팀장: "우리가 OpenAI API를 활용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용사업자'이므로, 우리에게도 의무가 있어요. 개발사업자가 일부 의무를 이행했더라도 우리가 면제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중복을 피하는 규정이 있어요."


6. 이용사업자도 개발사업자만큼 책임지나요?

박지현 AI개발팀장: "솔직히 OpenAI가 만든 모델을 저희가 다 책임지긴 어렵잖아요."

김민수 법무팀장: "법도 그 점을 인식하고 있어요. 시행령에 책임 분담 규정이 있습니다."



이용사업자의 책임 경감 (시행령 제27조제3항)

개발사업자가 위험관리방안, 설명방안, 이용자보호방안을 모두 또는 일부 이행한 경우,

이를 제공받은 이용사업자가 해당 AI시스템의 본래 목적이나 용도를

현저하게 변경하는 등 중대한 기능 변경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 조치를 이행한 것으로 본다.




김민수 법무팀장: "핵심은 두 가지예요. 첫째, 개발사업자가 의무를 이행했어야 하고. 둘째, 우리가 '중대한 기능 변경'을 하지 않았어야 해요."

박지현 AI개발팀장: "그럼 OpenAI에 뭘 요청해야 하나요?"

김민수 법무팀장: "시행령 제27조제4항에 따르면, 이용사업자는 개발사업자에게 의무 이행에 필요한 자료 제공을 요청할 수 있어요. 개발사업자는 협력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서준 대표: "'노력해야' 한다는 건 강제가 아니라는 거 아냐?"

김민수 법무팀장: "네, 법적 강제력은 약해요. 하지만 향후 계약 협상이나 서비스 선택 시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AI 공급망 실사(due diligence)가 중요해지는 거죠."


7. 오늘의 정리: 테크플러스가 확인한 사항

✅ 핵심 체크리스트


□ 우리 회사가 AI를 '개발'하여 제공하는가? → 개발사업자


□ 우리 회사가 타사 AI를 활용하여 AI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 이용사업자


□ 우리 회사가 AI 결과물만 활용하는가? → 단순 이용자 (의무 없음)


□ 외부 AI를 파인튜닝 등으로 '중대하게 변경'했는가? → 개발사업자로 볼 수 있음


□ 해외 AI 서비스를 국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가? → 한국법 적용


8. 테크플러스의 결론

1. '헬프미' 챗봇: 개발사업자로서 모든 관련 의무 검토 필요

2. 문서요약 서비스: 이용사업자로서 의무 확인, 다만 OpenAI의 의무 이행 여부에 따라 경감 가능

3. 마케팅팀 ChatGPT 활용: 단순 이용자로서 AI기본법 의무 대상 아님


https://youtube.com/shorts/S2ko_USb8-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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