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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ming Odyssey Mar 23. 2024

게임 <Dredge> 소개 & 후기

음산하고 미스터리한 바다에 가라앉은 거대한 비밀

본 글은 스토리 스포일러가 없지만, 게임의 시스템과 진행에 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Dredge [Black Salt Games]

‘드렛지’는 크툴루 신화로 유명한 러브크래프트의 공포 소설에 영향을 받은 해양 어드벤처 게임이다. 어부 구인 공고를 보고 한 섬마을에 간 주인공이 미스터리한 섬과 바다의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이며, 작은 트롤선으로 넓은 바다를 항해하며 낚시를 하고 자신을 위협하는 바닷속 존재들을 마주한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드렛지의 바다

크툴루 신화 특유의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가 필드와 스토리에 잘 녹아들었다. 주인공은 이야기가 시작되는 골마을 지역을 포함해 저마다 고유한 컨셉과 지리를 지닌 5개의 군도를 구석구석 탐험하며 스토리를 진행한다. 또한 다양한 바다 생물이 연안, 대양, 화산, 심해 등 여러 환경에 맞게 적응하여 서식하므로 각 조건에 맞는 낚시 도구를 준비해야 한다. 밤늦게까지 배를 몰다가 주위가 어두워지면 시야 확보를 위해 조명을 켜야 한다. 빛은 플레이어가 주변을 잘 살필 수 있게 하지만, 반대로 어둠 속에 숨은 존재 또한 플레이어를 잘 포착하게 된다.


마을에서 수면을 취하지 않고 항해를 지속하다 보면 '공포심'이 축적되어 화면 상단 중앙의 눈이 떠진다. 눈이 심하게 떨릴수록 공포심이 많이 쌓였다는 의미이며, 그 상태에선 여러 존재들의 표적이 되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밤이 찾아오면 잠을 자서 공포심을 낮추어 외부의 위협을 줄이는 게 좋다.



도감에 기록된 돌연변이 개체

드렛지의 바닷속에서는 평범한 생물뿐 아니라 돌연변이 개체들이 존재한다. 미지의 무언가의 영향을 받은 듯한 기괴한 모습의 돌연변이는 인간의 정신과 신체를 피폐하게 한다는 설정이다. 이들은 일반 개체보다 더 비싼 값을 받고 팔 수 있지만, 그만큼 등장 확률이 낮기에 원하는 돌연변이종을 얻기 위해선 시간을 다소 투자해야 한다.



낚시하거나 선박 강화 재료를 건져 올리기 위해선 수면 위로 올라오는 거품에 다가가 타이밍에 맞춰 조작키를 누르는 미니 게임을 해야 한다. 낚싯줄은 대상을 낚고 천천히 올라오는데, 타이밍을 잘 맞추면 낚시 시간을 단축하고 실패할 경우엔 낚싯줄이 도로 내려가 시간이 연장된다. 낚시는 성공률이 사실상 100%일 정도로 매우 쉬워서 도감을 쉽게 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실패의 리스크가 없어 낚시의 쾌감이 덜했다. 그리고 모든 생물을 수집하더라도 이렇다 할 매력적인 보상이 없기에 도감 완성에 관한 동기 부여가 부족했다.


모든 해산물과 물건은 선박 화물칸과 마을 창고에 보관될 때 저마다 칸 형태가 정해져 있다. 테트리스를 하듯 물체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창고의 칸 개수와 형태에 들어맞게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 덩치가 큰 물고기를 싣기 위해선 화물칸이 커야 하므로 선박 강화 재료를 꾸준히 수집할 필요가 있다.



'드렛지'는 2개의 엔딩이 있으며, 엔딩을 모두 봤을 땐 마치 한 편의 크툴루 단편 소설을 읽은 기분이 든다. 그만큼 작품에 그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와 스토리를 성공적으로 녹여냈다. 하지만 낚시 요소는 이를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와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선 낚시를 계속해야 하지만, 그것이 스토리에 훌륭하게 녹아들지 않고 겉도는 느낌을 받았다. 낚시를 하면서도 어둡고 기이한 분위기를 느끼게끔 도입한 돌연변이 물고기 설정도 그 훌륭한 디자인에 비해 스토리상 존재감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평점: 8/10




DLC <The Pale Reach> 소개 & 후기


Dredge DLC <The Pale Reach> [Black Salt Games]

2023년 11월 16일, '드렛지'의 유료 DLC인 'The Pale Reach'가 출시되었다. 본편 다섯 군도의 남쪽에 새로운 지역인 '백색 지역'과 독자적인 스토리가 추가된다. 주인공은 눈과 얼음으로 둘러싸인 극지 환경의 백색 지역을 탐사하며 얼음에 파묻힌 거대한 진실에 다가간다.



극지 컨셉 '백색 지역'의 밤

돌연변이 개체를 포함한 신규 어종과 장비, 새로운 낚시 환경인 '얼음'이 추가된다. 백색 지역의 크기와 플레이 타임은 본편 중 한 군도의 1.5정도이다. 저렴한 가격만큼 적은 분량이지본편에서 없었던 지형과 생물, 스토리를 마주할 있다. 다만 정도에 그칠 뿐, 언가 새로운 도전은 없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도 썩 훌륭하진 않았기에, 드렛지 본편의 컨셉과 분위기에 매료되어 즐긴 플레이어만 구입하여 플레이하길 추천한다.



평점: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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