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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늦게 넘기는 버릇과 함께, 한 계절이 끝나갈 때쯤에야 그 계절의 옷을 사는 버릇이 있다.
가을 끝자락. 급하게 아우터를 주문했다. 그래도 1-2주는 입을 수 있겠다 싶었다.
예상과 다르게 발송이 늦어졌다. 일주일이 지났다.
아, 그래도 며칠은 입을 수 있어. 괜찮아.
스스로 다독이고 있을 때 문자가 왔다.
‘배송지연’
열흘을 더 기다려야 한단다. 그때 온다면 이 옷은 입을 수가 없다. 결국 취소를 했다.
타이밍을 놓치면 가치를 잃는 것들이 있다.
계절을 놓친 아우터,
시기를 놓친 파종,
부끄러움에 미룬 고백,
그 나이에만 할 수 있었던 어떠한 기회들.
내가 원하는 것이 알맞은 타이밍에 빛을 발하려면 부지런해지는 수밖에 없다.
문자를 받고 올라왔던 짜증을 내려놓는다.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다면 그저 지금보다 더 집중하고 부지런해지자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