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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림 Nov 08. 2023

다쿠아즈의 쫀득한 질감


오랜만에 다쿠아즈 수업을 했다. 다쿠아즈는 마카롱과 비슷하게 흰자에 설탕을 넣어 가볍고 쫀쫀한 머랭을 만들어 아몬드 가루와 슈거파우더를 섞어 만드는 과자다. 마카롱보다 조금 덜 달면서 쫀득하고 아몬드의 풍미가 잘 느껴지는 제품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는 쿠앤크 크림을 만들었는데 크림치즈와 버터로 크림을 만들어 오레오 쿠키 분말을 넣고 속을 채웠다.


손바닥만 한 크기에 두께도 있어 한 개만 먹어도 든든하며 달콤하고 속이 꽉 찬 다쿠아즈는 마카롱처럼 다양한 크림을 만들어 넣을 수 있다. 대체로 수업을 해보면 마카롱보다 다쿠아즈의 식감을 더 선호한다.


기계로 대량으로 만드는 방법과 집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팁을 일러주었다. 먼저 시연을 보이고 오븐에 넣기까지 전 과정을 다 보여주고 난 뒤 각자 조에서 완성해 가면 된다. 지방 함유량이 많은 아몬드 비율이 훨씬 높아서 섞을 때 머랭의 안정도가 떨어져 반죽이 가라앉기 쉽다. 머랭은 천천히 단단하게 올리고 작업은 빨리 진행해야 한다. 오븐에서 말리듯이 건조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빛나는 자태를 가지게 되니 다쿠아즈는 그런 과자다.


수강생들은 참 재미있다. 각자 자기의 사연이 있고 가정사가 달라서 그런지 어린 초등생 아들을 둔 은 아들 친구들까지 수업을 기다린다 했다. 지난 시간엔 초코 마들렌과 말차로 만든 마들렌을 완성했는데 반응이 좋았단다. 그때는 역시나 가족의 응원과 엄지 척이 최고의 찬사 아니던가. 나도 아이들의 인정과 칭찬이 나를 키운 팔 할 이었다. 어느새 새내기 엄마들을 바라보는 입장이 되고 보니 지난 시간이 스쳐 지나간다. 다 사람에겐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완성을 하고 크림까지 만들어 속을 채우고 나니 시간이 좀 남아 각 조에 1/2 정도 다쿠아즈 쉘을 더 만들어 가시라 했다. 열심히 기계를 돌리고 준비를 하더니 처음보다 더 예쁜 자태를 빛나게 한다. 역시나 한번 만든 것보다 두 번째가 더 낫다. 완성해서 나온 다쿠아즈는 냉동실에서 크림을 굳혀 수강생들에게 나눠주었다. 조 인원보다 여유 있게 드렸더니 겨우 몇 개 구움 과자 때문에 입이 함박만 해진다. 어떻게든 사람은 먹는 게 최고인  같은 게 인심을 얻고 잃는 것도 먹는 것이 크다. 사람 마음이 그렇게 별거 아닌 일에 왔다 가며 오르내리락을 반복한다.


잘 만든 다쿠아즈는 오래도록 입안에 머랭의 가벼움과 폭신함을 가지고 스르르 녹는 질감이 퍼진다. 구움 과자는 달달하고 스윗한 마음을 불러와 사람들이 과자를 먹고 쿠키를 사며 달달한 먹거리를 찾는 게 아닐까. 따스한 햇살과 쌉쌀한 날씨처럼 슈가파우더를 듬뿍 입힌 빛나는 자태와 더불어 풍미 좋은 버터향과 예쁘고 귀여운 자태에 반할 만하다. 다쿠아즈는 어린 친구들이나 어른 모두 사랑스러울 만한 과자가 분명하다. 웃으며 돌아가는 수강생의 뒷모습을 보면서 설탕같이 달고 빛나는 마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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