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위한 응원가 - 올 그린스

굴복하지 말고 정면 돌파!

by 온정


청소년기의 불안한 내면을 포착한 영화 <올 그린스>. 20대의 눈으로 돌이켜본 그 시절은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정작 그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주인공들은 마냥 달콤하지만 않을 것이다.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어리지만 마냥 어리다고 할 수 없는, 인생의 첫 쓴맛을 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세상을 향한 불만이 생기고 반항과 방황이 시작된다. 아직 완전하지 못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며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한다. 학업과 교우 관계,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들까지.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10대 시절이다.

영화 <올 그린스>는 어딘가 씁쓰름한 맛이 난다. 그 시절 특유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보다 이에 감춰진 어두운 그늘을 조명한다. 지루하고 답답한 시골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대담한 일탈을 벌이는 세 여고생의 이야기. 각기 다른 속사정을 안고 살아가던 그들은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는 순간 하나가 된다.

각박한 현실의 벽을 무너뜨리려는 세 소녀의 발칙한 반란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모든 시작에는 ‘보쿠 히데미’가 있다.

가정에서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고, 학교에서는 어디에도 섞이지 못하는 아웃사이더인 소녀. 도통 속내를 알 수 없는 그녀의 유일한 탈출구는 랩이다. 래퍼 지망생으로 동네 래퍼 소모임에서 활동할 때만큼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마음을 요동치는 비트 위에 과감한 가사를 뱉어내며 억눌린 감정을 예술로 표출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위험에 처하게 되고, 간신히 빠져나온 그녀의 손에는 미래를 뒤바꿀 물건이 쥐어진다. 바로 마약이다.

히데미에게 대마초 씨앗은 시골 마을을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다. 싹을 틔워 판매에 성공한다면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기회. 엄연한 불법이지만 그녀의 절박함은 두 친구를 불러 모았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정신이 불안정한 어머니와 사는 ‘야구치 미루쿠’. 학교 내 불의의 사고로 친구들은 그녀 곁을 떠났고, 알맹이 없는 관계에 허무함을 느낀다. 가부장적인 가정환경에서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모습 뒤로 은근한 반항심을 가진 '이와쿠마 마코'. 만화가의 꿈을 품고 있지만 재능과 가업을 이어야 하는 현실에 부딪힌다.

친한 사이도 아니었던 그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건 미래를 바꾸고 싶은 열망이 누구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가로막는 울타리에 계속 머문다면 더 이상 삶이 나아질 수 없다고 믿었다.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면 스스로가 변할 수밖에 없기에 그들은 같은 목표를 향해 손을 맞잡았다. 그렇게 세 소녀의 위태로운 외줄타기는 학교 옥상에서 시작된다.

‘올 그린스’라는 이름으로 결속한 그들은 대마를 재배하고 판매하며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는다. 거침없는 행보에 가속을 붙이던 그때, 뜻밖의 위기가 닥치며 팀은 해체될 기로에 선다.



이 위기를 헤쳐 나가게 한 힘은 청춘 영화에 걸맞은 우정이었다. 흩어지기보다 함께 돌파하기를 선택한 세 소녀의 연대는 꽤나 단단했다.

성격도, 사연도, 처해진 환경도 모두 달랐지만 그들에겐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어떤 순간에도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구렁텅이와 계속 몰아치는 고난에도 그들은 무너지지 않았다. 특히 히데미에게서 뿜어지는 강인함은 남달랐다. 트라우마로 남을 법한 역경 속에서도 그녀는 회피 대신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마침내 학교 문밖으로 뛰쳐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은 진정한 자아를 찾아 비상하는 자유로운 새처럼 보였다.

영화 <올 그린스>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청춘들이 무너지지 않고 일어서기를 바란다. 어둠에 잠식되기보다 문제를 돌파할 자신만의 창구를 만들어가길 응원한다. 동시에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기성세대의 자세도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아이들 손에 마약이 쥐어지고, 부모의 온전한 보살핌 없이 학교 밖을 겉도는 이 모든 상황에는 어른들의 무관심과 책임도 어느 정도 존재한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이 영화는 모든 꿈이 이뤄지는 아름다운 결말을 보여주지 않는다. 보장된 미래가 없더라도 눈앞에 놓인 허들을 용감하게 넘을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준다.

불안한 청춘들을 위한 강인한 응원가가 되길 바라며.




• 본 글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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