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향이 곧 주류이다,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허무는 전시

by 온정

시즌1에 이어 본 시즌2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티켓값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라고?' 하는 두 가지 생각이 공존하는 전시였다. 어떠한 문화예술을 보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라고 한다면 그건 엄청난 칭찬일 것이다. 그만큼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다는 뜻일 테니 말이다. 바로 이 전시가 그러했다. 시즌1, 2 모두 관람하는 데 2시간 이상 소요됐지만 그 시간이 전혀 체감되지 않을 정도였다. 작품의 시작을 보여주는 창작자의 세계관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이 전시를 보면서 든 생각은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였다. 어디까지가 주류이고, 어떤 기준으로 주류와 비주류가 나뉘는지 그 경계와 시작이 궁금했다. 대중의 선택을 받고 대중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주류가 된다. 주류는 큰 호불호가 없지만 이와 비슷한 다른 무언가가 우후죽순 나올 때 획일화될 수 있다.

문화예술이란 하나의 답으로 정의될 수 없고 고유한 색깔을 지닐 때 그 가치가 빛난다. 그래서 문화예술에서 비주류의 역할은 중요하다. 오랫동안 가다듬은 보석 같은 존재가 비주류이다. 여전히 주류 문화의 힘은 강하지만 비주류 문화는 주류 문화의 독식을 막는다. 보증된 주류 문화에 안주하지 않고 모험과 도전을 즐기며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함과 뚜렷한 정체성으로 독보적인 아우라를 뽐낸다. 자신만의 철학을 담아 누군가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완성된 작품이 비주류의 매력이다.

누군가는 심오하거나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고, 이해할 수 없는 세계관으로 멀어질 수도 있다. 나도 그런 경험을 했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이다. 아마도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주류에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익숙한 것에 안정을 느끼고 마음이 끌리지만 이와 반대되는 것에는 잠시 주춤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낯선 것에 관심을 두고 깊게 파고든다면 그 세계에 매료되어 비주류가 하나의 주류가 될 수 있다. 우리의 문화예술이 더욱 다채롭게 빛나기 위해서는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그 경계를 허문 전시가 울트라 백화점이다. 찾고, 수집하고, 소비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취향이 형성되고 문화가 탄생한다.

첫 번째 섹션 'FINDER'는 음악, 출판, 영화, 패션 등 문화예술의 핵심 분야에서 발견한 인사이트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숨어 있던 영감을 깨운다. 이제는 결과물만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다.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깨닫고 취향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다.

그리고 두 번째 섹션 'COLLECTOR'는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비사이드 레코즈'는 음악의 멜로디보다 그 음악의 탄생 배경에 초점을 맞췄다. 청춘, 열정, 연대라는 키워드 아래 음악에 담긴 서사를 보여주고, 창작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음악과 하나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직접 마음을 움직인 음악을 선택하여 들어보는 체험을 통해 음악을 음미하는 시간을 선사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텍스트 에비뉴'는 출판 분야를 중심으로 질문의 답을 찾는 여정을 그렸다. 대표하는 키워드와 그에 따른 질문과 답변을 통해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글자의 세계를 지나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리뷰어스 씨어터'는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이다. 독립영화를 테마로 펼쳐진 공간에 들어선 순간 완전히 다른 세계로 이끌려 온 기분이었다. 아직 독립영화를 잘 모르지만 이번 기회에 그 매력에 빠져보고 싶어 상영 중인 영화를 감상했다. 전시장 내에 작은 영화관을 마련해 실제 영화를 상영한 것은 생소할 수 있는 독립영화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좋은 선택이었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크지 않은 내게 패션 분야는 가장 어렵게 다가왔다. 무난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인 나는 전형적인 주류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봐야겠다. '더 리얼 부티크'에 전시된 작품들은 나의 취향과는 확실히 다른 패션 세계였다. 파격적이고 소화하기 어려운 스타일이지만 이에 담긴 이야기는 진심이었다. 그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공들인 마음과 노력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었다. 덕분에 낯설게 느껴졌던 의상들이 조금 더 가깝게 느껴졌다.

소비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포스트 서브컬처'라는 주제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 안에 담긴 콘텐츠가 단연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허물어 무엇이 주류인지 선을 긋지 않는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에 맞추지 않고 나만의 기준을 정의할 때 취향은 시작된다. 다채로운 문화 예술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취향과 안목이 하나 둘 쌓이다 보면 그것이 곧 고유한 문화이자 주류가 될 것이다.





•본 글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원문]

https://www.artinsight.co.kr/m/page/view.php?no=80366#link_guide_20160413124404_9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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