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셋로그를 하는 이유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는 순수한 즐거움

by 온정

지금은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다. 눈으로 담던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옮기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나눈다. 이제는 기록하고 공유하는 행위가 특정 세대의 유행을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 만난 사이에도 "SNS 하세요?", "맞팔 하실래요?"라는 질문이 오고 가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최근 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소셜 네트워킹 기록 앱이 있다. 그 주인공은 ‘셋로그(setlog)’.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분할 화면에 시간대 별로 영상을 기록한 브이로그를 자주 접해봤을 것이다. 친구, 가족, 직장 동료 등 가까운 사람들과 매시간마다 2초가량의 짧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아이폰 전용 앱으로 시작한 셋로그는 최근 인기에 힘입어 갤럭시 버전까지 출시되며 영역을 확장했다.


'우리도 셋로그 찍어보자!’, 한 친구의 제안으로 시작한 나의 셋로그. 평소 SNS도 개인적인 취향을 아카이브하는 용도로만 활용해온 터라 공개적으로 타인과 일상을 공유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 혼자만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내게 한 시간 단위로 일상을 공유한다는 건 조금 낯설고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주말 오전 10시, 첫 영상을 올렸다. 하루가 영상으로 가득 채워지고 기록이 거듭될수록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동안 SNS에 일상을 공유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가 ‘그럴싸한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기존 SNS는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공간인 만큼 솔직한 내 모습을 드러내기 쉽지 않았다면, 셋로그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다. 소중한 사람들과 깊은 유대감과 친밀감을 쌓는 우리들만의 공간, 즉 온라인 아지트를 만드는 것이 커다란 해방감으로 다가왔다.


셋로그는 스스로를 위한 성찰의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나의 하루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분명 바쁘게 보냈는데 할 일을 끝마치지 못한 날, ‘도대체 오늘 뭐 한 거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투두리스트나 일기로 오늘 하루를 회고할 수 있지만, 가장 직관적인 형태로 하루를 관찰할 수 있는 건 영상이다. 셋로그를 통해 제3자의 시선으로 하루를 돌이켜보며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었는지 습관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삶에 긍정적인 영향으로도 이어진다. 그저 오늘 하루 무엇을 했는지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내일은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새로움을 주고 싶은 의욕을 깨우고,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신선한 자극을 준다. ‘평소 주말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으니 다음 주말은 밖으로 나가볼까?’하는 식의 건강한 동기를 심어 주는 것이다.


다만 이토록 유용한 셋로그도 SNS의 피로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 공유 대상이 좁아진 덕분에 심리적 문턱이 낮아지고 가벼워진 건 사실이다.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졌지만 여전히 개인의 영역에 타인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셋로그를 계속하는 이유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소통하는 순수한 즐거움 그 자체에 있다. 바로 이것이 셋로그를 비롯한 여러 SNS의 본질이자 추구하는 가치이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플레이 셋로그 앱 캡처







※ 본 글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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