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이 책을 구매한지는 꽤 되었다. 몇 번을 읽다 말다를 반복하다 결국 완독하지 못한 채 몇 년을 방치해 놓았다. 오랫동안 책장에 꽂혀 있는 모습을 보다가 이번에는 꼭 끝장을 보자는 마음으로 며칠간 틈틈이 읽어 드디어 완독했다.
삶을 마감하기로 한 주인공 '노라 시드'는 삶과 죽음 사이에 존재하는 자정의 도서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로 넘어간다. 그곳에는 무수히 많은 책들이 책장에 꽂혀 있었다. 이는 그녀가 살 수 있었던 다른 삶들이었다. 책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것이다.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다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원래 삶에서 그녀는 후회로 가득 차 있었다. 그 후회를 없애기 위해서 그녀는 다른 삶을 살아보며 삶이 무엇인지 알아갔다.
이 책은 삶의 관점에 관해 이야기한다. 중요한 건 무엇을 보는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이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미래는 곧 불확실하다. 정해진 정답과 결론이 없다. 모든 절망과 고통이 사라지는 완벽한 삶도 없다. 하지만 미지의 영역인 만큼 수많은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래서 과거를 곱씹으며 후회하고, 현재를 마주하며 낙담해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불확실한 미래에 두려워하기 보다 아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자신의 잠재력을 믿는 쪽을 선택하는게 좋다. 무수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공존하기에 펼칠 수 있는 미래의 모습들도 무궁무진하다. 삶은 열린 결말로 이루어져서 언제든 내 손으로 미래를 바꿔 나갈 수 있다. 어떤 마음으로 행동하는지에 따라 결말은 달라진다.
누구나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발목을 붙잡는 후회를 버리고 자신의 잠재력을 믿을수록.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이 아니다. 후회 그 자체다. 바로 이 후회가 우리를 쪼글쪼글 시들게 하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원수처럼 느껴지게 한다.
또 다른 삶을 사는 우리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살지 못한 삶들이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삶도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P.390)
더는 자신의 고통에서 달아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상상하는 완벽한 모습이라는 독으로 스스로를 죽이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상처를 보고 인정할 것이며 자신에게 박탈된,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이 있다고 상상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으로 삶의 어두운 면을 받아들일 것이다. 실패가 아니라 전체 중 일부로. 다른 것들을 돋보이게 하고, 성장시키고, 존재하는 무언가로. 흙 속의 거름으로.
(P.401)
"중요한 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이다." 그리고 이제 그녀의 관점은 불확실성에 열려 있었다. 불확실성이 있는 곳에 가능성도 있었다. 현실이 어떻게 보이든지 간에. 노라는 그 사실에서 희망을 얻었고, 심지어 여기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다. 빛나는 하늘과 재미없는 라이언 베일리 코미디 영화를 보고 즐기며, 음악과 대화와 자신의 심장박동을 행복하게 들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P.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