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달리기, 많은 사람들이 이 단어에 꽂혀 이 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현재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쉬어 달리기라는 걸 알기에 잠시 멈추어 스스로를 돌아보고 나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시간을 가진다.
나는 언제나 바쁘다는 말을 달고 사는 사람이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몸보다 마음이 바쁜 사람이다. 아침부터 눈을 뜨며 오늘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스스로 정해놓은 시간 안에 할 일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하다. 자주 시계를 쳐다보는 이유도 그렇다. 하지만 정작 밤이 되어 오늘 하루를 돌이켜보면 원하는 바를 성취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완벽하게 해 내야 된다는 생각이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답답함에 나는 이 책을 꺼내 들었다.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맞닿은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삶의 이정표를 다듬는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쉬어달리기』는 속도를 늦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삶에 의문점이 생기고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면 그건 잠시 쉬어가야 할 타이밍이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본다. 주변으로 향한 눈길을 자신에게 돌려 미처 관심을 가지지 못한 내면을 유심히 살펴본다. 이때 자기 자신을 위한 질문을 던지고 답함으로써 스스로를 인터뷰해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꼭지 말미마다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는 질문들이 적혀있다.
광고가 불편하면 그 순간을 물 한 잔을 마시거나 스트레칭하며 잠시 쉬어가는 기회로 삼아볼 수도 있다. 억지로 보게 된 광고 속에서 의외의 재미나 인사이트를 얻기도 한다. 삶의 속도가 늦춰졌다면 지금은 잠시 멈추어야 할 때일지도 모른다. [p.149]
대개 사람들은 쉰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멈춤은 무너지고 포기했다는 신호로,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도태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멈추는 건 Stop이 아닌 Pause이다. 영원히 멈추어 끝난 것이 아니다.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삶의 방향을 바꾸어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기 위해 일시정지를 선택한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에 의한 것이 아닌 오로지 나 자신이 중심이 되어 삶을 주체적으로 창조해 나가야 한다. 이때 묵은 생각은 버리고 신선한 생각을 주입하여 새로운 사고를 가지고 다시 삶을 재생한다.
네가 불편하다고 느낀다면 잠시 멈춰봐. [p.16]
모든 삶에 양면성이 있듯 바쁜 삶이 모든 것에 정답은 아니다. 부족한 것을 계속 채우고, 이것저것 모든 것을 다 챙기려 하다 보면 과부하가 오기 마련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번아웃을 겪는 이유도 이와 같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멈추지 않고 달린다.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다. 이는 크나큰 성취를 이루고 성공하기 위한 자양분이 될 수 있지만 어느 순간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어 공허함만 남을 수도 있다.
그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 '쉼'이 필요한 것이다. 불편함과 불안감, 집착과 중독, 비교와 경쟁, 감정의 억제 등 자신을 억압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나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내가 원하던 삶이 맞는지 꼬리를 무는 질문을 통해 속마음을 마주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진정한 삶을 위해서 내 삶을 단단하게 지탱해 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곳곳에 배치해 놓는다. 또한 진정한 삶에 도달하도록 덜어내고 버려야 되는 것들은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잘 나이 든 내가 되기 위한 과정이다. 어떤 태도를 가지고 행동할 것인지 주체적인 삶을 설계하고 행함으로써 더욱 성숙해지는 것이다. 계속해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마음의 평정을 이루어 내가 원하는 삶에 다가간다. 그래서 훗날 미래의 내가 책에 쓰인 말처럼 할 수 있길 바라며.
"나는 내가 바란 모습으로 잘 나이 들었다." [p.188]
※ 본 글은 출판사 <파지트>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