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즐길 수 있는 유쾌하고 감동적인 좀비
좀비가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대개 좀비란 사람을 해치는 무섭고 징그러운 존재로 여겨진다.
누군가 좀비화가 되면 더 이상 인간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기괴한 모습으로 돌변한다. 그런 좀비에게 물어뜯긴 다른 누군가도 결국 같은 좀비로 변하고, 결국 세상은 좀비와 인간 간의 대결 구도로 형성된다. 이는 좀비물에 흔히 나오는 단골 소재이다.
이로 인해 좀비물은 호불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마니아적 장르로 자리 잡았다. 공포를 유발하는 좀비의 모습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자극적이고 강렬한 내용에 오히려 흥미가 생기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 《좀비딸》은 여타 좀비물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무거운 분위기 속 긴장감이 흐르는 좀비물이 아닌 누구나 가볍게 볼 수 있는 유쾌한 작품이다. 새로운 옷을 입은 좀비의 탄생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먼저, 영화 《좀비딸》은 동명의 웹툰 ‘좀비딸(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어느 날 세상을 덮쳐버린 좀비 사태로 인해 좀비가 되어 버린 딸 ‘수아’를 지키기 위한 아빠 ‘정환’의 필살적인 사투가 펼쳐진다.
짧은 줄거리만 봐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듯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 주축인 작품이다.
보통 눈앞에 좀비가 나타나면 도망치거나 죽이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다.
영화 《좀비딸》에서도 군인들이 곳곳에 존재하는 좀비들을 색출하여 그들에게 총을 쏜다. 이를 눈앞에 본 정환은 수아를 사람들로부터 숨기기 위해 조용한 시골 마을에 사는 정환의 엄마 집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정환은 맹수 전문 사육사로 일해 온 노하우를 발휘하며 수아를 훈련시킨다.
좀비가 되면서 본능에 충실해진 수아가 자신의 본능을 잠재우고 조절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트레이닝에 돌입한다. 오랜 각고의 노력으로 수아의 돌발적이고 과격한 행동은 점차 누그러진다.
이 작품은 통제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좀비가 자신의 본능을 조절하고 새로운 감정을 느끼는 과정을 보여준다. 정환은 수아의 행동 패턴을 면밀히 분석하여 그 특징을 알아냄으로써 수아와 교류하고자 노력한다.
그렇게 좀비가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영화 《좀비딸》은 재미를 바탕으로 의외의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이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원작 웹툰을 재밌게 본 독자로서 작중 개그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웹툰에서 보여주는 한 편의 콩트 같은 장면들과 반려묘 애용이의 인간적인 모습은 큰 웃음을 자아낸다. 이를 영화에서도 적절하게 잘 풀어냈다. 비록 애용이의 강한 존재감은 크게 보여주지 못했지만 귀여운 자태를 뽐내는 모습으로 은근한 신 스틸러 역할을 해냈다. 또한 엉뚱한 웃음 포인트와 이를 자연스럽게 살리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원작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은 막연히 웃음만 선사하지 않는다.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섞어 작품에 무게감을 더했다. 딸을 포기하지 않는 아빠의 부성을 시작으로 손녀를 보호하기 위한 할머니의 마음, 정환의 곁을 든든히 지켜주는 고향 친구들, 그리고 수아에게 편견 없이 다가온 같은 반 친구들까지 따뜻함이 전해지는 순간들이 계속 존재한다.
그 안에서 수아는 복합적인 감정을 경험하며 서서히 변화한다.
이처럼 좀비를 소재로 만든 수많은 작품들 속 색다른 좀비물에 도전장을 내민 영화 《좀비딸》. 좀비물은 무섭고 징그럽다는 고정관념을 바꾸어 버리는 동시에 괜객들의 마음을 때론 유쾌하고 때론 가슴 찡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이 작품의 흥행 요인이자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돌파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 본 글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아트인사이트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