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으로 얼룩진 두 여자의 이야기 - 자백의 대가

편향된 시선과 섣부른 판단이 불러일으킨 비극

by 온정

예고편 한 편으로 큰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한차례 엎어진 주연 배우 캐스팅으로 난항을 겪었지만 전도연, 김고은 배우의 합류로 다시금 사람들의 기대감을 끓어 올렸다. 한 달 전 공개한 2분이 채 되지 않는 예고편 영상만으로도 이미 두 배우의 탄탄한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을 봐야 하는 확실한 이유를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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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의 대가>는 두 여자의 은밀한 계획과 심리전을 보여주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다. 남편 살해 혐의로 교도소에 들어간 안윤수(전도연)가 모은(김고은)과 만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부터 안윤수를 눈여겨 본 모은은 의도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한다. 모은은 결백을 주장하는 안윤수에게 솔깃한 제안을 건넨다. 자신이 당신 남편을 죽인 범인으로 자백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그 제안에는 커다란 대가가 따랐다. 치과의사 부부를 무참히 살해한 모은은 당시 죽이지 못했던 부부의 아들을 대신 죽여 달라고 말한다. 안윤수는 살인의 누명을 벗기 위해 살인을 저질러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결국 안윤수는 혼자 있는 딸을 위해 모은의 제안에 수락하며 석방된다. 그 후 자백의 대가로 안윤수는 치과의사 부부의 아들을 죽이려 했으나 계획은 실패로 돌아선다. 이내 며칠 뒤 그 아이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안윤수는 이 사건에 얽힌 또 다른 인물이 있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남편을 살해하는 데 가담한 인물임을 훗날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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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죽이는 이 비극적인 이야기는 누군가의 ‘편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냉철하고 예리한 분석으로 수사 능력을 인정받은 백동훈(박해수) 검사가 그중 한 명이다. 백동훈 검사는 남편 사망 후 취조를 받는 안윤수의 모습을 보고 그녀가 범인임을 확신한다. 보통의 남편을 잃은 아내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윤수는 틀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인물이다. 중학교 미술 선생님인 그녀는 여느 선생님들과 달리 화려한 패턴과 색상의 과감한 의상을 즐겨 입었다. 그림 수업 때 자신이 직접 모델로 나서며 학생들의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를 이끌어냈다. 솔직하고 개성이 뚜렷한 그녀의 모습은 취조실 안에서도 여전했다. 어둡지 않은 표정과 미소 짓는 얼굴, 가벼운 농담을 내뱉는 여유로운 태도까지 모두 그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었던 안윤수는 조사에서 풀려나지만, 백동훈 검사는 그녀를 놓지 않는다. 남편과 함께 찍은 영상 속 그녀의 행동,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있었던 일 등 안윤수가 범인일 법한 증거들을 만든다. 그렇게 그녀는 범인이 된다.


이후 작품은 안윤수가 진범이 아닐 수 있다는 여지를 여러 차례 드러낸다. 이를 백동훈 검사도 느끼지만 자신의 생각을 굳게 믿으며 확증편향에 갇혀버린다. 피해자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일반적이지 않다, 보통의 사람과 다르다는 편견 어린 생각들이 사건을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만든다. 억울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세우고,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갔으며, 지우지 못할 상처를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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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모은 또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낙인에서 비롯된 인물이다. 모은의 친동생은 성범죄 피해자였지만 잘못된 증언으로 원조 교제를 한 여고생으로 낙인이 찍히며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바로 이 사건의 가해자가 모은이 살해한 치과의사 부부의 아들이다. 이를 계기로 의료 봉사를 하며 생명을 살렸던 모은은 살인자가 되고,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마녀이자 사이코패스로 낙인이 찍힌다. 이처럼 진실을 가린 편견과 낙인은 한 가족의 모든 걸 빼앗고 불행의 늪에 빠트렸다.


물론 이 작품은 현실이 아닌 드라마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 사회에서도 크고 작은 편견들이 도처에 서려있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거리를 둔다. ‘~다움’이라는 고정관념을 강요하고 암묵적인 사회적 기준에 맞지 않으면 탐탁지 않게 바라본다. 올바른 진실을 외면하고 눈앞에 보이는 거짓을 믿지 않기 위해선 편향된 시선과 섣부른 판단을 멀리할 필요가 있다. 이로 인한 파장이 얼마나 크고 위험한지 <자백의 대가>는 여실히 보여주었다.



* 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 본 글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원문]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9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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