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살면서 버킷리스트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한 번쯤 고민해 본다는 버킷리스트라지만 나에겐 그다지 흥미로운 존재가 아니었다.
물론 이루고 싶은 꿈, 도전해 보고 싶은 일, 호기심으로 바라본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버킷리스트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영 부족했다. 나는 버킷리스트라고 하면 꽤나 거창하고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보통 사람들이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남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리고 매일 to-do list를 적으면 이를 하루 안에 수행해야 하듯 버킷리스트도 한 평생 꼭 이루어야 하는 숙제처럼 느껴졌다. 만약 다 이루지 못한다면 실패한 것 마냥 스스로에게 실망할 것만 같았다.
사실 나는 웬만하면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는 편이다. 하루, 일주일, 한 달처럼 단기적인 목표를 지금 해야 할 일과 관련된 것 위주로 우선순위를 정하여 설정한다. 머나먼 미래를 그리며 훗날을 기약하기 보다 그저 현재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 주제를 봤을 때 선뜻 신청하기가 어려웠다. 버킷리스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말이 없을 것 같았다. 이러한 우려에도 버킷리스트를 주제로 글을 써보고 싶었다.
올해는 관심의 울타리를 조금 더 넓혀 보고자 한다.
본격적인 글쓰기에 앞서 버킷리스트라는 단어를 놓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머릿속을 열심히 굴릴수록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유튜버 ‘포테이토 터틀’, 영어 이름은 ‘벨’. 그분의 영상을 우연히 SNS 알고리즘에 떠서 보게 되었다. 자신이 적은 버킷리스트 100가지를 하나씩 이뤄 나가는 과정이 담긴 영상이었다.
당당하게 좋아하는 것을 성취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너무나도 멋있었다. 참 알록달록한 삶이었다. 영상을 보고 처음으로 나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사람들이 버킷리스트를 쓰고 싶어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내 마음이 끌리는 대로 유영하는 삶이 곧 버킷리스트였다.
그리고 그토록 내가 왜 버킷리스트에 관심이 없었는지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용기가 부족했다. 버킷리스트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일련의 모든 과정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시작할 용기, 도전할 용기, 성공할 용기, 그리고 실패할 수 있다는 용기까지 모두 용기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그런 용기가 없었던 거였다. 조금 더 삶을 풍부하게 살기 위한 욕심이 부족했음을 알게 되었다. 익숙한 게 편하고 좋으니까 이에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약간의 자기반성과 함께 나의 버킷리스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아직은 무엇이라고 말할 만한 것은 없다. 그래도 단 하나만은 확실하다. 앞으로 ‘새로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무언가를 해 보고 싶다. 새로운 일, 새로운 여행, 새로운 음식, 새로운 만남, 새로운 영화, 새로운 음악처럼 익숙함보다 낯섦에 이끌려 움직이고 싶다. 지금보다 더 다채로운 색깔들로 내 삶을 물들일 수 있도록.
비록 아직은 추상적인 버킷리스트이지만 이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씩 구체화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용기 있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색다른 즐거움이 무엇인지 계속 터득해 나가겠지. 그렇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겠지 하고 말이다.
※ 본 글은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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