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존재하자.

by Jenny Oh

새벽 3시 14분.

밖에서는 바람이 쌩쌩 불고 눈이 몰아친다.

지금 New York에는 Blizzard가 지나가고 있다.


화장실에 다녀와 다시 눈을 붙이려 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새벽 4시부터 책을 읽는다.


고명환 작가의 「고전이 답했다 -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

고명환 작가는 늘 나를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오늘의 내용은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한 말이다.


고 작가처럼 나 역시 ‘본질’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본질(本質)

1.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사물 자체의 성질이나 모습

2. 사물이나 현상을 성립시키는 근본적인 성질

3. 실존에 상대되는 말로, 어떤 존재에 관해 ‘그 무엇’이라고 정의될 수 있는 성질


1번 정의를 읽으며 나는 이렇게 받아들였다.

존재해야만 그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 있다는 뜻 아닐까.

존재하지 않고서 어떻게 정의할 수 있겠는가.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쳤다.

‘그래요. 일단 존재하세요.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말고…’


한국의 젊은 청년들, 세상을 등지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일단 존재하다 보면,

누군가는 당신의 본질을 알아줄 것이고,

스스로 찾을 수도 있을 거예요.


3번 정의를 통해 고 작가는 사르트르가 말하는 ‘존재’는 ‘나’이고, ‘본질’은 ‘이름’이라고 설명한다.


맞다.

내가 존재해야 ‘엄마’도 될 수 있고, ‘아내’도 될 수 있다.

내가 존재해야,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이 말은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러나 그 본질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은 ‘나’여야 한다.

사회나 세상이 나의 본질을 규정하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정의해야 비로소 만족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스스로를 공부하고, 탐구하고, 원하는 것을 시도하며 살아가야 한다.


고 작가는 왜 내가 스스로 나를 규정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그 이유는 존재의 ‘크기’ 때문이다.

남들은 결코 내 크기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와— 이 말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부터 나는 나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항상 이 말을 되뇌었었다.

‘넌 나를 잘 몰라.’


정말 그렇다.

너무나도 그렇다.

그러니 스스로에 대한 공부와 생각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시행착오는 나를 알아가는 한 가지 방법일 뿐이다.

우리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단 존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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