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흥신소가 아니에요”

— 남편의 OO 행적을 찾는 전화

by 굥스

지하철 근무를 하다 보면 정말 별별 전화를 다 받는다.
하지만 이번 건은, 그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황당했다.



“저기요, 저번 주 ㅇ요일에 근무하셨어요?”

전화기 너머로 낯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근무했습니다. 어떤 일로 문의하신 걸까요?”



그러자 뜻밖의 말이 돌아왔다.

“그날 제 남편이 역에 와서 물건을 찾아갔는지 확인 좀 해주세요.”



순간 귀를 의심했다.


가방 유실물 문의도, 분실 신고도 아니고…
남편이 역에 왔는지 확인해 달라고?


“혹시 남편 분이 잃어버린 물건이 역에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말일까요?”

“아니요! 왜 말귀를 못 알아들어요?
그날 제 남편이 역에 왔는지,
가방을 찾아간 게 맞는지 확인해 달라고요!”

… 이쯤 되면 나는 역무원이 아니라 탐정이 되어야 할 판이었다.



“고객님, 죄송하지만 그런 개인정보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아니, 내 남편인데 그게 왜 개인정보예요?”

결국 그녀는 뭐라 중얼거리며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며칠 뒤 또 전화가 울렸다.


“제 남편 왔다 갔냐고요!”


이번엔 다른 과장님이 전화를 받으셨다.

짬밥… 아니, 내공(?)이 있으셔서 그런지,

“남편 분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는데

왜 역에 전화하셔서 물어보세요?”라고 하니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또다시 “흥!” 하는 소리와 함께 전화를 끊었다.


대체 지하철 역무원을
무엇을 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는 걸까.

유실물을 찾아줄 수는 있는데,
불륜.. 아니, 다른 사람의 행적까지는 찾아드리진 않는다.



오늘 하루, 나는 또 역무원이 아니라

흥신소 직원이었다.

이쯤 되면, 그대들이 정상인지
내가 비정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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