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사람으로 치유한다
따르르릉— 또 전화다. 또 어떤 말을 들을까.
잔뜩 긴장하며 기계적으로 전화를 받았다.
“친절히 모시겠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 말 한마디에,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듯 여러 진상 전화에 반사적으로 닫혀 있던 내 마음이 조금씩 무장 해제됐다.
나이가 지긋한 목소리였지만 너무나도 어쩔 줄 몰라하며 유실물을 찾는다는 그분은 바쁘신데 죄송하다며, 잘 부탁드린다고 하셨다.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뻔한 말들.
그런데 그 ‘당연한 말’이 들리자마자 내가 기계적으로 내뱉던 인사가 순간 너무 미안해졌다.
그리고 그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누군가는 그냥 하는 인사치레 같은 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힘든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말이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한다.
사람 때문에 무너지고, 사람 때문에 다시 선다.
이쯤 되면, 그대들이 비정상이어도 그래도 오늘의 나는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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