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재인
종로에 위치한 '낙원상가' 는 아니고, 낙원을 판매하는 '낙원'상가입니다.
사람에게서 낙원을 찾는 것만큼 무모한 것이 없다네요.
하지만 낙원을 삼을만한 멋진 사람을 만났다는 것만으로 커다란 행운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저는 겁쟁이라서 사람을 낙원 삼기가 겁이 납니다.
어떤 것을 낙원으로 삼아야 무모하지않은 걸까요?
저는 관능적인 느낌에서 찾게 되었습니다.
숨 차게 달릴 때 나오는 도파민, 맛있는 음식이 주는 혀의 만족감 같은 것들이요.
그래서 저는 운동하고 잘 먹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는데요, 정말로 매일이 낙원이더라고요.
그렇게 찾은 맛있는 음식들 속에서, 단순한 맛 이상의 경험을 주었던 공간들을 소개하고
식당과 카페를 낙원으로 여길 수 있게 해준 저의 비밀스런 이야기들도 몰래 나눠보려고합니다.
오늘 소개드릴 곳은 한남동에 위치한 디저트 카페 '재인'입니다.
최근에는 한남동 카페 '재인'에 방문했어요. 식당에 이름을 건다는 것 요리사로서 낭만이 있는 일 같아요.
처음 재인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직장상사의 질문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너 진짜 맛있는 디저트 파는데 알아?'
몰랐습니다. 그분은 자기는 딱 한군데를 안다며 저에게 '재인'을 추천해주었습니다.
그분의 음식은 다 맛있었기 때문에, 음식을 사랑하는 게 느껴져서 그분을 믿고 '재인'을 한번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재인을 방문했을 당시 재인의 디저트를 포장해서 먹을 수 있는 제휴카페가 있음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칵테일과 디저트의 페어링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웨이팅이 너무 길어 포기하고 디저트만 먹었어요. 하지만 저는 맛도 맛이지만 공간을 온전히 느끼고 싶었기 때문에 재인에 종종 방문하며 기회를 엿봤습니다.
재인에 가기로 했던 날, 하늘이 뚫린듯 비가 쏟아지더군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오늘이구나. 오늘이 기회구나. 아니나 다를까 웨이팅 없이 바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오랜기간 바래왔던 터라 잔뜩 주문해서 맘껏 즐겼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문한 것들은요,
디저트 배 샤를로뜨, 나무
칵테일 레몬파이, 모코로코, 빈&빈 입니다.
배 샤를로뜨는 조화롭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디저트 같습니다. 진로, 참이슬은 구별해도 서양배와 한국배는 구별하지 못할 거 같다는 생산성 없는 생각을 하면서, 톡 쏘는 후추향이 매력적인 시원한 배를 와작 먹었습니다. 기분 좋은 상큼한 맛과 진한 화이트초콜렛의 단맛이 조화로웠고, 아몬드시트의 쫀득한 식감과 바닥시트의 크리스피함 덕분에 물리지않고 맛있었어요.
나무는 무스부분이 많아 배샤를로뜨보다는 더 크리미하고 달았어요. 진한 헤이즐넛향이 특징인 초콜릿 무스입니다. 약간의 짠맛이 단맛을 더 극대화 시켜주는 느낌이라 단 걸 좋아하시는 분에게 추천드립니다.
칵테일은 개인적으로 빈&빈이 제일 취향이긴 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레몬파이 추천하겠습니다. 보편적으로 좋아실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술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뭔가요? 사랑 얘기죠. 저의 내면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차라리 외모를 사랑한다고 하는 게 더 믿음이 갈 것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친구는 냉큼 없다고 말하며, 있다면 사회봉사자라고 하더군요. 말을 참 예쁘게 하는 것 같아요. 친구는 오래된 것과 유서 깊은 것, 보기만 좋은 것과 보기좋은게 먹기도 좋은 것 등 말을 참 잘 골라요.
드디어 방문했던 재인 후기는요. 알콜중독자+베이커에게 디저트바는 너무 치명적이에요. 열심히 번 돈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 후회 없는 방문이었습니다. 담에 또 다른 거 먹으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