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도움을 받으라

아내가 날 살렸다

by 장블레스


퇴근한 아내가 서둘러 나를 데리고 간 그날 저녁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나 자신은 우울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간호사였던 아내는 달랐다. 퇴근하자마자 곧장 신경정신과 의원으로 나를 데려갔고, 여러 검사를 거쳐 의사는 ‘중간 정도의 우울증’이라고 진단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내가 우울증에 걸리다니’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일주일치 약을 받아 꾸준히 복용하자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출근을 잠시 멈추고 쉬는 시간도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그날의 빠른 결정과 행동이 없었다면 상황은 훨씬 더 나빠졌을지도 모른다.

만약 삶에 대한 의욕을 잃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한다면 — 제발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정신과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길 바란다. 발 빠른 대처는 때때로 생명을 살린다.


처음에는 약으로 안정을 찾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 그다음부터 여러 원인을 차근차근 찾아가면 된다. 우울증의 원인은 단 하나가 아닌 경우가 많다. 과거의 생활 패턴을 되짚어보고, 작은 변화들과 연결고리를 찾는 과정은 오히려 흥미롭고 의미 있을 수 있다. 상담가나 의사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스스로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스스로 깨닫는 것들도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빙산만 보지 말고, 바다 아래에 숨은 거대한 빙산도 살펴보자. 눈에 보이는 증상들만으로는 부족하다. 바다 밑을 천천히 들여다볼 때 비로소 원인의 윤곽이 잡히고, 스스로를 치료할 방법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달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자. 또한 도움이 필요한 이를 외면하지 말고 붙잡아줄 수 있는 용기를 내자. 빠른 행동과 적절한 도움은, 때로 한 생명을 구한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