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위한 자서전 3

어머니는 내 편

by 장블레스

어머니는 항상 막내인 내 편을 들어주셨다. 특별히 내가 태어난 이 후 신앙을 갖게 되셔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를 참 아끼셨다. 3남2녀 중 막내인 나는 항상 어머니 품 속에서 자란 것 같다. 아버지나 형제들이 나를 나무랄 때 항상 나를 보호해 주시고 내편이 되어 주셨다.


하루는 내가 설탕 묻힌 꽈배기를 먹고 싶다고 해달라고 떼를 쓴 적이 있었다. 어머니는 마지 못해 허락을 하시고, 곤로 위에 콩기름이 가득 담긴 오목한 후라이펜을 올려놓고 꽈배기를 튀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뿔사 기름 온도가 넘 뜨거웠던지 기름이 마구 튀어서 어머니가 화상을 입으셨다. 얼굴과 팔 여기 저기 기름이 튀어 나중에는 그 부위가 점처럼 검붉어졌다. 얼마나 미안하고 죄송했던지, 그 이후 더 이상 꽈배기를 만들어 달라고 떼를 쓰지 않았던 것 같다. 맛이 씁쓸한 꽈배기였다.


큰 형님은 나와 9살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기억은 없다. 늘 나와 떨어져 지냈던 기억이 난다. 가끔 대학생 때 방학이 되면 집에 와서 나와 놀아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방학기간이라 집에는 어머니, 나, 큰형 이렇게 셋이 있었다. 내가 장난을 치고 싶어 먼저 형을 간지럽히며 놀고 있었는데, 그 때 어머니는 바쁘게 집안 청소를 하고 계셨다. 그러다가 형이 나에게 심한 장난을 치니까 화가 나셨는지 갑자기 빗자루를 들고 '왜 동생을 괴롭히냐'고 하시며, 형 등짝을 세게 내리치셨다. 그것도 여러대를. 형은 얼굴이 빨개져서 방에 들어가 버렸고, 나는 너무 미안한 나머지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었다.


장난이었는데, 어머니는 큰 형이 나를 괴롭히는 줄 아시고 그런것이었다. 그 만큼 어머니는 막내인 나를 아껴주셨다. 그리고 교회에서 부흥회가 있는 날이면 항상 나를 데리고 가셨다. 부흥회 전이나 후에 강사님이 사택에 계시면 항상 나를 데리고 가셔서 안수기도를 받게 하셨다.


또한 추운 겨울날이면 어머니는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시며, 차가운 고사리 손을 이불 속에 넣어 데워주셨다. 그 때 그 온기가 아직도 전해 지는 듯하다.


군 입대를 위해 기차를 타고 연천으로 가는 길에 부모님도 동행하셨는데, 서울 한 지하철 속에서 어머니는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시고 한 참을 우셨다. 그도 그럴것이 큰형은 연구원으로 군면제가 되었고, 작은형은 가까운 곳으로 출퇴근하는 보충역(방위)였으니, 정말 멀리 떠나 전방으로 가는 아들은 막내인 내가 처음이었으니까.


어머니가 나를 좀 편애했기에 어머니는 항상 내 차지였기에, 나는 내가 가장 어머니와 친근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생각이 깨지는 일이 있었다. 어머니가 아버지와 심하게 다투시고 큰형님네 가신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어머니를 내가 모시고 갔다. 함께 강변을 걸으며 힘들어하시는 어머니 모습을 본 큰형님이 눈물을 글썽이며 애타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 때 내 감정은 이상 야릇했다. 내가 어머니와 가장 가깝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만큼은 나와 어머니는 멀어져 보이고 큰형님과 어머니가 훨씬 더 가깝게 느껴졌다. 내가 오해 하고 있었다. 큰형님과 어머니가 훨씬 더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을 그제야 깨닫게 되었다. 그 때부터 어머니가 큰형 어머니로 보이기 시작했다. 막내는 막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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