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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ㅡ Feb 12. 2023

연봉 20만 원이라고 무시하지 말아요 o(^-^)o

- 즐거운 'Accentia'의 노예 -

영어공부 어디까지 해보았니?의 세 번째 이야기.


2023 First Accentian Event

새해 첫 이벤트라니, 한번 도전해 보시겠어요?

혹시 당신의 취향일지도 모르니까요!



처음 원서를 읽을 때 모르는 단어들이 심하게도 독서를 방해하던 시절 쓰던 애플리케이션이 '네이버 영어사전'이었.


아무 의식도 없이 '네이버' 사이트단어를 검색해 들어간 것이었고, 그것이 지난해 내가 감히 백수생활 중에 수입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될 줄은, 그리고 내가 그것의 노예가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1년 전쯤 '네이버 영어사전'의 앱으로부터 'Accentia'라는 서비스를 론칭하였다는 알림을 받았다. 소개로는 '전 세계의 다양한 악센트를 공유하는 보이스 공유 플랫폼'이라고 되어있으나, 처음엔 그저 이벤트만 보고 시작한 것이었다. 이벤트 상품 중에 스타벅스 상품권이 눈에 들어왔고, 당시 심하게 집안에만 있던 나로서는 이것을 구실 삼아 나가고 싶기도 했다.


마음가짐을 두둑하게 먹고 시작하였다기보다는 읽어내야 할 문장이 마음에 들어 그저 몇 개 녹음해 본 것이 시작이었다. 집에서 혼자 영어로 말하는 연습 중이었는데, '무의 상태'인 나로서 어떤 문장 떠올려 내기 쉽지 않았던 터라, 만들어 문장을 소리 내어 읽고 녹음하는 편이 훨씬 좋았다.


무엇보다 어렵지 않으니 조금 더 즐길 수 있었고. 제시된 문장들이 교재나 사전의 예시문으로는 잘 나오지 않던 궁금했던 표현들이 많아 읽고 나면 다른 문장들도 궁금해지고, 녹음을 끝내고 나면 아쉬워 더 하고 싶기도 했다.



린-'s Accentia

녹음을 하고 나면 나만의 계정, 'Accentia Studio'가 생성되었, 그것은 그야말로 나만의 영어기록장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녹음하고 듣기 버튼을 눌렀다가 삭제하기를 수십 번 반복했고, 어느 순간 삭제하는 것도 지쳐 그냥 두었다. 하지만 다음날 녹음하기 전에 이전 파일을 들었다가 다시 삭제. 그렇게 수일을 보냈다.


나의 목소리를 녹음하여 듣는 일이 너무나도 어색하고 듣기 싫었다. 사실 지금도 그것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기에 불편한 나의 감정보다는 그것의 재미에 조금 빠져든 게다. 


처음에는 다른 소음을 차단하고 나의 음성을 모으기 위해 드레스룸에 들어가 녹음을 해보기도 하였으나, 갇힌 공간이 아닌 거실에서 녹음한 파일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그저 편한 공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자세로 녹음하는 것이 최고. 그래야 오랫동안 즐겁게 해낼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아이들이 왁자지껄 신나게 놀 때 문을 꼭 닫고 녹음해보기도 하였으나, 그들이 빚어낸 소음은 여과 없이 배경으로 함께 녹음되었고 이후 무조건 아이들이 없는 시간을 이용했다.


그래서 나에게 적합했던 시간은 나의 몸이 조금은 여유를 부리고 싶어지는 아이들이 등교한 직후나 낮에 몸이 나른해져 졸음이 려오는 시간. 그럴 때엔 녹음버튼을 눌렀다.




얼마 전에는 'Accentalk'라고 하는 다른 사람과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의 코너가 생겼다.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이기에 상대가 외국인일 때가 대부분이라 외국인 친구와 대화하는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음성이 많은데 아이들에게 놀이처럼 해보기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녹음을 하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으면 화면캡처를 해두고 주기적으로 공책에 정리하며 입에 여러 번 내어보았다. 대부분 알고 있는 영어표현들이지만 막상 그 상황에 닥치면 머릿속에 있는 문장들이 곧장 입으로 나오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쉬운 문장들을 익혀 영어로 말을 내는 데 내겐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작년에 서너 번 정도 이벤트에 참여했던 듯싶다. 이벤트라 하여 따로 신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된 이벤트 기간 동안 녹음한 파일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순위를 매겨 상금이 매겨지므로 그저 하던 대로 녹음만 하면 그만이었다.


이벤트 기간에는 매일 200개 이상의 파일을 녹음했고, 작지만 소중한 'Mission Rewards'를 받았다. 그렇게 스타벅스 상품권을 받아 아이들에게 케이크를 사주며 생색도 내고, 네이버포인트로 지급받아 아이들 계절 바뀔 때 옷을 사주며 또 한 번 생색을 내기도 했다.

<작년 수입 중 일부 발췌:D>



그럴 때면 남편이 말했다.

"당신 요즘 'Accentia' 노예 같아. 너무 힘들게 그러지 마. 내가 상품권 사줄게."


이런 노예라면 아주 흠뻑 노예생활에 빠지고 싶었다. 그렇게 일 년을 하고 보니 영어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님을 마음으로 느낀다. 내가 어찌 이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여 유창한 영어를 바라겠는가. 그저 재미있어서 하는 일이 언젠가 나의 꿈에 다가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내가 하려는 일에 영어가 방해물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재미나는 앱을 통해 영어와 함께하며 조금씩 변해가는 나의 기록들을 남길 수 있는 것도 좋고, 영어로 소리를 내는 것에 조금씩 편안해지는 나의 마음도 좋다. 


올 한 해 다시 이것으로 일 년을 보내고 나면 지금보다 조금 더 편안하게, 나만의 말투로 영어를 종알종알 내어낼 수 있 감히 기대해 본다.






#accen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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