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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지호 Aug 13. 2023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중학생 때, 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들을 보며,
나도 다양한 삶을 경험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인문계와 실업계를 고민하며
인문계로 진학하였다.
고등학생 때, 나는 동기부여 강사가 되고 싶었다.
내가 지금 공부하는 목적을 알고 싶었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취업 잘된다는 이과를 선택하여
전기과로 전공을 선택하였다.
대학생 때, 나는 복싱 챔피언이 되고 싶었다.
이왕 시작한 운동 끝을 보고 싶었고,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군대를 가야 하기에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리게 되었다.
군대에서, 나는 지조 있는 군인으로 오래 남고 싶었다.
훌륭한 중대장님과 대대장님을 모시며,
나도 그들처럼 스스로 당당하고 떳떳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보이기 시작한 어두운 면들과
무한한 책임은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았던,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은 28살의 백수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무엇하나 스스로 최선을 다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사실 최선을 다할 용기가 없었다.


전역 후, 새로운 자극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와 다르게 꿈을 향해 묵묵하게 걸어가는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선생님은 자신의 꿈과 목표를 위해 시민극단을 창단하셨다.

그리고 나는 영광스럽게도 광주 시민극단 "원테이크"의 1기로 좋은 경험 할 수 있었다.


선생님 : "너는 연극을 하려는 이유가 뭐야?"

나 : "평소, 감정표현이 약해서요. 제 감정을 표출하고 싶어요."

선생님 : "나는 연기를 하려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모두가 이곳에서 재미있게 놀다 갔으면 좋겠어"


선생님에게 배우는 시간 동안 나는 꿈을 향해 노력하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 시민극단을 창립 후 공연을 준비하시면서 명예가 생기는 것도, 돈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극단을 운영하는 게 재미있다고 하셨다.

같은 극을 준비하며 같은 목표로 같이 노력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고 하셨다.

선생님께서 유일한 목표가 있다면 우리 극단의 공연을 기다려주고 기대하는 팬들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셨다.


꿈이 있는 선생님 옆에는, 꿈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고 있었다.

그 꿈들이 모여 현실이 되어가는 과정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싶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회와 타협하며, 꿈을 잊어가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사회가 맞춰놓은 톱니바퀴 속에 나를 끼어 맞추며,

그러한 과정을 이제는 나도 책임지는 법을 배웠다고 멋스럽게 포장하고 있다.


나는 지금 AI 관련 부트캠프 교육을 받고 있다.

AI 관련 관심 있어서 받는 거냐고? 아니다..

28살의 주변인들은 직장을 하나씩 가지고 있으니까,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온다고 하니까,


오늘도 나는 꿈을 위해서가 아닌,

사회가 맞춰놓은 톱니바퀴의 평균을 지키기 위하여 애쓰고 있다.


뛰쳐나온 톱니바퀴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낸 것을 보며

부러워만 하고 있는 "나"는 언제 용기를 내어, 나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나는 꿈을 위해 노력하는 용기 있는 모두를 응원한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꿈을 위해 용기를 내기를 기도한다.


선생님과 함께 있으며 선생님께서 하신 명언?을 조심스럽게 적어본다.

1. 여기에서 그냥 즐기다 가.
2. 난 너희들이 못한다고 버리지 않아. 너희가 스스로 못하겠다고 하기 전까지는 내가 책임질 거야.
3. 너흰 대사만 외워와. 발성이 안되고, 감정표현이 안되고, 동작이 어색한 거는 너희가 고민하지 마. 내가 고민할 거고 내가 해결할 거야. 너희는 내가 해오란 것만 해와. 내가 뭐 해오라 했지? 대사 외우는 거나 신경 써.
4. 난 너희 기대 안 해. 못해도 되고 못하는 게 당연해. 그러니까 그냥 즐겨.
5. 난 독립영화가 상업적 목적이 없다고 해서, 독립영화제까지 다른 곳에 손 안 빌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인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해. 독립영화제는 다른 곳에서 지원받으면 안 되는 거야? 더러운 꼴은 우리가 당하면 되는 거야. 우리가 독립영화인들을 지켜 줄 수 있어야 해. (선생님은 광주 독립영화제 관계자시다)
6. 내 목표는 단 하나야. 난 다 필요 없고, 우리의 공연을 기다려주는 팬층이 생겼으면 좋겠어. 난 해낼 거야.
7. 우리 극단은 나에게 있어서 정말 소중한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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