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걸이 인생을 다시 선택했다
요행임을 알면서도 선택했다
나는 서른살 무경력 백수고,
지금은 4개월 취업교육 프로그램에 참여중이다.
이곳에는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까지, 각기 다른 나이의 사람들이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한 공간에 모여 있다.
이곳의 아침은
7시 20분 점호로 시작된다.
9시부터 18시까지는 과목 수업,
18시 30분부터 20시까지는 보충수업,
그리고 밤 9시에 다시 점호를 한다.
하루의 리듬은 늘 일정하고,
그 안에서 각자 목표를 준비하고 있다.
나는 늘 턱걸이 인생이었다.
항상 합격선 언저리를 목표로 했고,
공부도 딱 그 정도까지만 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래서인지
항상 불안하고 초조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변하고 싶고,
변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늦게 시작한 무경력 백수인 만큼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턱걸이 인생으로 살기로 했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취업을 위한 자격증이다.
자격증은 100점을 받는 시험이 아니다.
과락 없이 평균 60점이면 충분하다.
나는 8문제를 맞히고
문제는 찍어 맞히는 계획을 세웠다.
이게 최선은 아니라는 걸 안다.
정공법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지금까지 턱걸이로 살아왔기 때문에
어쩌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내 선택이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할 때까지는
한 번만 더 요행을 바라보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턱걸이 인생이었지만,
한번더 요행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