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쌓는 마음

by 김화연


세상의 탑들을 보면 다 순서가 있다

가장 넓은 무거운 것부터

차츰차츰 부피와 무게를 줄인 것을 올려놓은 방식

그런 높이들이란 다 끝으로 갈수록 좁아진다는 것

아슬아슬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그건, 염원이나 소원들은 늘 좁은 곳에

넓은 부피로 올려져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높이를 애써 쫓지 말라는 것이다

기원들에는 방해하는 것들이 많지만

대부분 올려지는 것들이나 좁아지는 높이가 아니라

그곳에 무엇을 올려두려는 사람의

손과 마음이 덜덜 떠는 일이라는 것

앞서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밑이 위보다 더 무겁고 넓어서

세상의 높이들이란 무너지지 않는다고 보여주는 것 같지만

원래 무너지는 것들은, 일들은

위쪽부터 시작된다

높은 곳이 좁은 곳만은 아니다

무한한 우주가 뾰쪽한 꼭대기에 그 시작을 밟고 있고

무너질 것을 염려하는 일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끌어모은 정성들이 있다

저 위로 누구를, 무엇을 올려놓는 마음으로

이 좁은 곳에다 소원을 올려놓는 일이다

갈수록 작아지다 결국엔 티끌 같은

그 무욕이 하늘에 닿는다고 탑은 알려준다.

합당한 방식으로 쌓은

끝들은 다 하늘이 꼭 잡아주는 것이다

나무의 주름살


출처: 사람을 감추는 사람

작가의 이전글암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