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밀도가
비의 군락을 결정한다
비는 옮겨 다니는 존재여서
구름의 수행쯤 된다.
대부분 사람은 고이는 일을 두고 지상의 역할이라 하지만
하늘엔 지상의 것들보다
더 크고 넓은 것들이 항시 고여 있다.
지상은 하늘에서 구름을 가져와
동식물의 키와 부피를 키우고 있다
그중 푸른 사과는 입을 벌려 먹구름을 먹고
지상의 물을 보관하다가도
몸집을 키우기 위해 다시 빨간 사과가 된다
밤하늘의 별들은
사과 속 씨앗들처럼 빛난다
가끔 구름은 지상의 물 깊이를 책임지고 있다
소나기와 번개와 천둥이 고여 있는 구름 속이지만
맑은 날엔 맹금류 한 마리가
잠잠하게 제자리 비행으로
고여 있을 때도 있다
해발이 산의 높이라면
해수는 물의 깊이쯤 된다
그 모든 높이와 깊이가 모두 하늘을 향한
미수(未遂)들이라면 믿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밀도가 우거진 숲도 풀밭도 모두
구름의 밀도를 쳐다본다
나무들, 풀밭들, 그리고 온갖 과일들
그런 것들은 다 구름이 고여 있는 곳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