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나라의 앨리스

어느 날의 짧은 일기

뭘 해도, 하지 않아도 힘들다. 아무것도 진전되지 않는다. 거울나라의 앨리스처럼 제자리에 서 있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다. 거울 속의 세상에서 한 발짝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전속력의 2배로 달려야 한다. 그래서 나는 한 발짝도 떼지 못하는 중이다.

별 것 아닌 일들에 왈칵 눈물부터 앞선다.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으면서 동시에 철저히 혼자이고 싶다. 그래서 어느 쪽으로도 발을 떼지 못하고 커피나 홀짝이며 글이나 끄적인다.

이 글은 누군가에게 읽히길 바라는 나의 버팀목. 하지만 정말 누군가가 읽는다면 나를 와르르 무너뜨릴 젠가의 맨 아랫줄.

이 시간들이 지나면 더 나아지겠지? 그 막연한, 흐릿한 신기루를 보면서 오늘도 전속력으로 달려 이 자리를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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