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고 바라야 할 것이 너무 많은 계절이다.

어떤 날의 일기

이번 주의 어떤 날, 출근길에 울었다. 보통 퇴근길에 우는데. 정말 기분도, 얼굴도, 일도 책임지지 못한 채 아득바득 출근을 했다. 어떤 날은 그보다는 조금 나았다. 그런 날들은 억지로라도 크게 웃으려고 했다. 그러면 또 버텨졌다.

그런 날들 사이에 일단은 논문을 제출은 했고, 과제 업무도 하고 학위 과정 관련 일도 했다. 때로는 밥을 입에 밀어 넣고, 때로는 박수 치며 행복하게 먹기도 한다. 그러면 하루들이 지나 가진다.


오늘은 도서관에서 일을 하다 우연히 좋은 작가의 좋은 책을 만났다.

'바나나 리브스'

하나의 단편을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단편이 수록된 모음집을 찾았다. 그 글 중 하나에 삶을 동그라미에 빗대고 있었다. 글에서 삶은 동그라미를 따라 흘러가며, 노년이 되면서 점점 원의 중심으로 끌어당겨진다고 표현했다. 나는 얼마나 원의 중심에 가까워졌을까. 때로는 한 바퀴가 너무 빨라서 힘이 들고, 때로는 그 한 바퀴가 느려서 너무 힘들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버텨야 더 나은 내일을 손에 쥘 수 있을까. 참 빌고 바라야 할 것이 너무 많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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