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다들 아는 그것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이 안 되는 걸(2)

by 글한잔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이 안되는 것을 도덕성과 개인의 탐욕을 통해 쉽게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극단적인 예로 내 물건이 아닌 줄 알면서도

기어이 손을 대는 도벽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는 마음이 생각 위에 있어도

한참 위에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죄책감도 크고

다시 돌려다 놓기도 했을 테지.

그러나 점차 남의 물건을 손에 쥐었을 때 느끼는

쾌감의 정도가 커지고 , 이 정도는 괜찮다며

급기야 생각의 오류를 방관하게 된다.

’ 가지고 싶다’라는 것이 생각인 줄 알지만 실은 가지고 싶은 욕구 즉 마음인 것이다.


내 지인의 경험담을 빌려 쓰자면, 그녀가 대학생 시절 함께 기숙사를 쓰던 룸메이트가 도벽이 있었는데

없어지는 물건은 주로 펜, 자, 가위나 포스트잇 같이

자잘한 물건들이었으며, 값비싼 문구류가 아닌

행사등에서 받은 물건이거나

낡고 깨진 것들 이기도 했단다.

더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쓰려고 훔친 것이 아닌지

개인금고에 가지런히 정리를 해놓았더라는 점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 모두 옳은 생각의 틀을

벗어나 내 마음이 활개 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을 보며

그에게 더 이상 죄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용서하기가 쉽지 않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좋아하는 마음이 식어지지가 않는 것도

꽤 골칫거리이다.

이렇게 마음이라는 것은 평소에는 잠잠하다가도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


생각은 상대적으로 바뀌기가 쉽다.

마음이 원하는 대로 타협하며 바꿔버리기도 하고 ,

타인에 의해 설득당하기도 한다.

'내 생각’이라는 것은 사실 ‘내’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

교육환경과 사회적인 분위기에

쉽쓸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유행을 따라가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생각은 종종 착각할 수 있지만 마음은 정직하다.

일명 ‘답정너’라는 말이 있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라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고,

좀 더 풀어쓰자면 이렇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네 생각이 맞는 것 같긴 하지만

내 마음이 원하는 건 따로 있어. 그러니 맘 편히 내 맘대로 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지지하는 답변을 해줘’.


마음의 영향력이 이렇게나 큼에도

우리가 항상 마음 가는 대로만 산다면

이 세상은 아주 큰 혼란에 빠질 것이기에

우리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하여 행동한다.

여기서 마음이 한풀 꺾여 생각을 따라가 주느냐가

문제이다.

그것이 안 되는 사람은 불안, 분노, 비관, 좌절 등이

따르기 십상이다.

내 이야기이다.


이성적인 생각을 통해 판단을 내려도

어쩔 때는 마음이 불편하고

문제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이 답이 아니었음에,

내 마음이 답을 내릴 기회를 넘겨줬음에

자유롭지 못하다.


우울할 일이 전혀 없는 것을 머리로는 안다.

이만하면 살만하고 이만하면 평온하다.

그런데 고집스러운 이 마음이

우울함을 내뱉을 기미조차 안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 같은 사람은 마음이 먼저다.

마음을 먼저 잘 달래주고 이해해줘야 한다.

설령 내 마음이 하는 말이 무진장 바보 같더라도

단칼에 무시해서는 안된다.

마음이 여유롭고 건강해야 넓고 바른 생각이

자리 잡을 수 있고,

‘네 기분과 네 마음이 중요해. 언제든지 네 마음대로 해도 좋아. 그렇지만 이것도 한번 고려해 줘’라고

인지 시켜줄 때 ‘그래, 생각하는 게 옳다면 내가 양보할게’라고 마음이 들고일어나지 않는다.


마음에 뿔이 나면 이성적 생각은 아예 차단당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마음 가는 대로 하지 않더라도 ,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된다고

먼저 안심시켜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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