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창 시절의 상징
넷플릭스에서 <Friday Night Lights>를 본 적이 있은가?
미국 작은 시골 마을 딜론에서 고등학교 풋볼팀이 도시
전체의 심장처럼 자리 잡은 이야기.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온 마을 사람들이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응원에 나서고, 거리는 북적이며, 모든 대화의 중심에는풋볼이 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미국 문화에서 고등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과 사뭇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Homecoming 은 단순한 학교 행사가 아니라, 한 시대를 통과하는 의식과도 같다.
Homecoming 을 직역하면 “집으로 돌아오는”이라는
뜻이다. 원래는 졸업생들이 모교를 방문해 재학생들과
학교의 전통을 기념하는 행사였지만, 지금은 학교를 넘어
지역 사회까지 하나로 묶는 거대한 축제로 발전했다.
이 행사의 중심에는 미식축구(football)가 있다.
관중석에는 학교 응원단과 마칭 밴드가 분위기를 띄우고,
경기장은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른다. 풋볼팀이 홈팀으로
출전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이기면 축제
분위기는 배가되고, 지면 분위기가 살짝 가라앉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그 순간을 즐긴다.
그리고 이 축제의 백미는 단연 ‘댄스파티’다.
보통 고등학생들이 처음으로 정장을 갖춰 입는 날이기도
하다. 여학생들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남학생들은
턱시도를 차려입는다. 미국식 학창 시절의 ‘첫 공식적인
축제‘라고 할 수 있다.
Homecoming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는
‘퍼레이드‘다. 각 학교마다 독특한 전통이 있는데, 어떤
학교는 거대한 꽃 장식을 만든다. 또 다른 학교에선 특정한 의상을 입고 행진을 한다. 때로는 지역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동원되어 커뮤니티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그리고 흥미로운 전통 중 하나는 바로 King과 Queen을
선발하는 것이다. 투표 시스템이 항상 공정한 것은 아니지만,미국 학창 시절에서 인기와 사회적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미국인에게 Homecoming 은 첫 공식적인 축제이며,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가장 강렬한 추억이다.
동시에 학교와 지역 사회가 연결되는 중요한 행사이다.
이 행사를 통해 미국 사회에서 학교가 갖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학교는 단순한 배움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중심이며,삶의 중요한 순간들이 쌓이는 곳이다.
한국에서는 졸업 후 모교를 다시 찾는 일이 흔치 않지만,
미국에서는 Homecoming 이 있는 한, 사람들은 언제나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엔 여전히 응원가가울려 퍼지고, 퍼레이드가 행진하고, 그리고 한 시대를 함께 보낸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