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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에게 존경받는 시부모가 되는 법

PART 3. 제발, 선을 넘지 않는 시부모가 됩시다

by 해날

제가 말하는 ‘깨어있는 시부모’는 난해한 개념이 아닙니다. 결혼한 자녀의 가정을 하나의 독립국처럼 인정하고 내정간섭이나 무리한 외교를 강요하지 않으며 본인의 가정과 자신의 삶에 충실한 시부모를 의미합니다. 세상은 격변하고 있고 남녀평등은 시대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는 아직도 고부갈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도 이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 분께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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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된 시어머니 닮는다’라는 말처럼 당한 만큼 돌려주려고 더 독한 시부모가 되려 하십니까?”

물론, 아니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이어지는 질문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못된 시어머니가 안 된다고 확신할 수 있나요? 아니라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준비는 완벽한가요?”


뻔하지만 준비 없이 상황을 맞는다면 달라질 건 없습니다. 시대의 변화와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꼰대’라는 유물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눈 깜짝할 새 우리는 시부모가 됩니다. 미리 자신의 태도를 바라보고 결심하지 않으면 지금의 시련과 고통을 고스란히 자식에게 물려주게 됩니다.

코로나로 비자발적 언택트가 생활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명절이나 제사도 모이지 말라고 제한합니다. 실제로 모이지 않고 각자 집에서 머무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더니스트 시부모가 될 때가 된 것입니다. 코로나에 익숙해집시다. 모이지 않는 생활에 익숙해집시다. 나라마다 여행객의 왕래는 극도로 자제하거나 금하고 있습니다.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렇듯 각자의 가정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모더니스트 시부모, 트렌드 리더가 된다는 게 별것 아닙니다. 이미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반 발짝만 앞서가면 됩니다. 멋진 시부모가 되어 자신의 가정을 잘 돌보면 부러움과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어른을 공경하는 유교 문화에 맞서는 개념이 아닙니다. 어른은 공경하되 가정이 우선입니다. 어른에 대한 공경이 ‘잦은 왕래와 문안 인사, 시댁에서 식모처럼 일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마음이 먼저 동하지 않으면 진심이 없는 형식이 될 뿐입니다.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고부갈등은 왜 시작되었을까. 명절과 제사로 인한 스트레스, 시어머니의 지나친 간섭과 무시 등 이런 세세한 사건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시부모가 며느리를 이렇게 대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궁금해졌다는 거죠. 제가 겪고 느낀 고부갈등의 이유는 시부모가 ‘며느리보다 내 자식이 더 잘났다, 자식은 내 소유물이라 내가 마음대로 간섭해도 된다, 며느리는 종신 식구다’처럼 고대유물과 같은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부부 사이가 좋고 내 삶이 행복하면 아들, 며느리 삶에 신경 쓸 새가 있을까요. 아이 키우느라 미뤄둔 꿈이 있었다면 그것에 매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전국에 맛집도 많고 경치 좋은 관광지나 바다와 산도 많고 뜨개질, 악기 연주, 에어로빅, 헬스, 골프, 탁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취미에 마음만 먹으면 하루가 모자랍니다. 이 기회에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시대를 앞서간 트렌드 리더가 되어 며느리에게 존경받는 시부모가 되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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