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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책살롱 김은정 Aug 06. 2018

어른도 읽는 그림책②-육아편

내 아이 개구짓! 좀 말려줘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어른도 읽는 그림책-육아편 ①

내 아이 개구짓! 좀 말려줘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로제티 슈스틱 글/ 처치 그림/ 신형건 옮김


Q. 26개월 된 개구쟁이를 둔 서른 두 살, 미치기 일보직전의 전업주부입니다. 친한 친구들은 아직 결혼 안 했구요, 제가 가장 일찍 결혼했어요. 결혼하자마자 아이를 임신해서 다니던 회사 그만 두고 태교에만 엄청 신경 썼구요, 뱃속에서부터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몰라요. 백화점 임산부요가에서부터 대형서점에서 태교에 좋다는 책도 많이 사서 보며 태교를 했어요.     

그런데 이제 갓 두 돌 된 울 아들 때문에 미칠 지경이예요. 아이는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어찌나 말썽을 부리는 몰라요. 못된 짓만 골라서 하는데 저를 골탕 먹이러 일부러 작정하고 그러는 것 같다니까요. 유아 사춘기가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아이 유아사춘기 온 거 같아요. 아, 정말 달래고 혼내도 그때뿐이고 약만 바짝바짝 올려놓고 사라졌다 나타났다 그래요. 애 아빠를 뭐 무서워하기는 커녕 덩친 큰 형이구요, 저는 아주 가지고 노는 것 같아요. 애가 뭐 그래요? 장난을 쳐도 엄마 눈치 살살 보다가 뒤돌아서면 바로 딴 짓하고 그래요. 예물시계를 변기에 빠트리질 않나, 상처에 바르는 연고를 입에 물고 쪽쪽 빨질 않나, 바닥에 다 짜놓고 뭉그적뭉그적 놀고, 반창고는 입에 넣어 질겅질겅 씹기도 하구요. 우리 애 어쩌면 좋아요? 어떻게 하면 우리 애가 달라질까요?        


-----그림책심리치료사가 전하는 A.


많이 힘드시죠? 육아경험이 있든 없든 간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무척이나 많은 정성과 애정, 그리고 해야 할 것들에 대한 삼중고 이상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주변에 힘들다고 고민을 이야기하면 “너만 아이 키우냐 유별스럽네”라는 말도 듣고, “그렇죠. 아이 키우는 게 장난아니게 힘든 거 나도 알죠”라는 말처럼 나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분들도 계시지만, 다 힘든 일을 겪는 것에 당연하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지금 육아를 하다보면 아이를 키운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시시때때로 느끼실 겁니다. 연애할 때, 임신해서 출산을 기다릴 때와 다르게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가 많아요. 예전에 어르신들이 “여자가 결혼해서 가장 편할 때는 아이를 임신했을 때”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임신했을 때는 먹고 싶은 거 먹고, 다니고 싶을 때 다닐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지만, 고통스런 출산의 기쁨도 잠시 육아에 지치고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기도 합니다. 하물며 밥을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조차 모르게 하루가 다 가기도 합니다.    

연고를 먹거나 짜서 바닥에 흘리기도 하신다고 하셨죠?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그림책 12쪽, 6장을 넘기면(그림책엔 거의 쪽수가 없어요)     


‘말썽을 부릴 때나 

심술을 부릴 때도‘

. . . 
‘네가 쿵쾅 쿵쾅 뛰거나
살금살금 걸어도 너를 사랑해


아주 간단한,
정말 초 간단한 그림책이 있어요. 아마도 임신 중에 태교하시면서도 보셨을 것 같고, 지금도 보고 계실 수 있는 책, 로제티 슈스탁이 글쓰고, 쳐치 작가가 그리고, 신형건님이 옮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그림책을 보시면 세상 모든 아이의 사랑스런 모습을  담았답니다.


아이들이 평소 잠잘 때나, 여행갈 때 꼭 들고 다니는 애착인형이 곰돌이가 친근감 있게 다가옵니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 아가도 다양한 표정으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더 이 그림책에 애정을 담는 건, 아가가 가지고 다니는 애착인형의 표정입니다. 항상 들고 다니는 곰돌이 인형의 표정이 아가의 표정과 똑같죠? 아가가 바라보며 올려 안아 주는 표지 장면에서도 곰돌이는 아가와 똑같은 표정을 짓고 바라봅니다. 아가가 슬퍼할 때도 똑같이 슬퍼하면서 축 쳐집니다. 말썽을 부릴 때도 마찬가지로 즐거워 하빈다. 그렇지만 딱 두 곳에서만 곰돌이 인형이 주인공 아가와 다른 표정을 짓고 있네요. 어느 장면일까요? 


심술을 부릴 때와 앙앙 울 때입니다.
아가가 심술을 부릴 때는 귀를 막고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곰돌이 인형. 아마 곰돌이도 밥 안 준다고 떼를 쓰고 심술을 부리는 게 싫은가 보네요. 그런데 이 장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귀를 막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랑스런 아가가 배고파서 심술을 부리니 어떻게 도와줄지 몰라 난처한 표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앙앙 울 때는 곰돌이 인형이 도망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얼른 아가의 엄마한테 아가가 우는 걸 알려 주고 도움을 요청하러 가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어떠세요? 아주 간단하지만 우리 아가들의 모습이기도 하죠?
때론 개구쟁이 짓 하다가도 혼내면 미안해지기도 하고, 뛰어다니고 변기에 예물시계를 넣고 장난쳐서 심하게 야단을 쳤지만 잠자는 모습 보면 너무 미안해져서 잠자는 아이의 이마에 뽀뽀를 쪽! 하고 “미안해~ 그리고 아주 많이 사랑해!”라면서 쓰담쓰담 해주고 재워주기도 합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그림책 첫 장에 있는 말처럼,

사랑해, 사랑해.
우리 아기를 사랑해.

. . . . . .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그림책 맨 마지막 장에 있는 말처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곰돌이는 아가에게 언제나, 어디서나 함께하며 같은 표정을 짓고 같은 곳을 바라봅니다. 아가가 아무리 귀찮게 하고 개구쟁이 짓을 해도 말이죠. 사랑은 이런 게 아닐까요? 우리 엄마들의 모습처럼, 우리 아가들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힘들고 순간 짜증이나 화가 올라올 때 이 그림책을 살짝 보세요. 그러면 아이에 대한 속상한 감정이 조금은 누그러 들 사랑은 항상 같은 모양과 같은 모습으로 있지 않아도 언제나 어디서나 함께 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오늘 표현해 보세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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