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전시 소개

Memento mori
조미예 작가

Artist Interview

by 넷플연가
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나의 작품에서의 삶과 죽음의 이미지는 동양 철학의 영향으로 자연의 생성과 소멸의 이미지를 상기시키는 동시에 ‘메멘토 모리’의 우리 모두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상직적 이미지를 통해 경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죽음의 경고는 단지 삶의 허무함과 인간의 생명의 제한성을 표현하기 보다는 자신의 죽음을 한번쯤 응시하여 지금의 삶에 보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매 순간, 우리 삶에 있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 조미예 작가 노트 中


1 Branch grove Acrylic on silk 90x72.7cm2015.JPG Branch grove, Acrylic on silk, 90x72.7cm, 2015


화려함과 다채로운 색에 매료되는 것 같다. 나뭇가지처럼 보이는 것들은 무엇을 나타내는 지도 궁금하다.

언 듯 보기에는 숲속의 나무처럼 보여지지만 사실은 사람의 세포나 혈관의 이미지를 이용한다. 다양한 세포의 이미지에서 연상되는 자연 풍경을 형상화한다. 확대된 혈관의 이미지는 나뭇가지를 연상케하는데 자연과 사람의 세포는 실제로도 많이 닮아있다. 이러한 부분은 인간역시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처럼 우리역시 그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 당연한 이치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람들의 세포와 혈관에서 이미지를 착안하여 구성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조금은 무거울 수도 있는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가 작품을 통해서는 밝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삶과 죽음의 주제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소 어두운 이미지를 상상하기 마련이다. 왜 일까?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죽음이라는 단어에 초점이 맞춰진다. 하지만 나는 죽음이라는 인간의 한계상황(Grenzsituation)을 통해 삶을 이야기한다. 유한한 삶이 단지 깨지기 쉬운 허무함이 아닌, 오늘, 그리고 지금 매 순간의 감사함과 그 가치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오늘의 나의 하루에 대한 태도, 즉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칼 자스퍼스(Karl Jaspers)는 한계상황에 있어서 어쩔 수 없는 벽에 부딪쳐 좌절함으로써 진정한 자기 자신을 각성하고 초월에 닿게 된다고 주장했다.


동양적 철학을 담고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해서 표현한 계기가 있을까?

나와 가까운 사람이 내 곁을 떠나 영영 볼 수 없을 거라는 상상은 해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10년 전 암 투병 중이던 가까운 사촌을 떠나보냈다. 어린 시절부터 내 삶에 모든 시간을 함께 보냈던 터라 나에게는 사촌관계 그 이상이였다. 3개월이라는 짧은 암 투병의 기간 동안 내가 병간호를 했고, 그리고 하루, 하루 죽음으로 가는 모습을 지켜봐야했다. 떠난 후, 한동안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다시 작업을 시작했을 때의 작업 과정은 상실에 대한 치유 과정이었다. 그래서 예전의 작품은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에서 죽음에 포커스를 두었었고 전체적인 색감이나 이미지가 많이 어둡고 무거웠었다.


4 Vein Tree Acrylic on silk 90.9x60.6cm 2015.JPG Vein Tree, Acrylic on silk, 90.9x60.6cm, 2015


실크 천과 ‘층’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은 다른 평면회화와는 조금 다른 작업과정을 거쳐야할 것 같다.

참고 될 만한 자료나 이미지는 항상 스크랩 해두기도 하고, 직접 나가서 사진을 찍어 이미지를 모아두기도 한다. 작업과정으로는 보통 안쪽 면 위에 세포와 혈관의 이미지를 그려 넣은 후, 기초 틀을 만들어 다시 실크 샤를 씌운다. 투명 천을 투과하여 보여 지는 안쪽의 이미지로부터 연상되는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두 겹으로 이루어 졌을 뿐 아니라 먼저 미디엄으로 채색이 들어갈 이미지를 일일이 코팅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공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작업과정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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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평면회화 이외에 설치 작업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동일한 주제이지만 설치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다.

실크 레이어의 작품 방법론과 재료상의 특징상 전시 디스플레이에 다양성을 갖는다. 예를 들면 작품 뒷면으로부터 투과되는 자연광을 이용하기위해 창가에 설치하거나, 중앙에 세워서 설치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설치작업까지 확장이 되었다. 설치작업은 평면회화와는 또 다르게 관람자들의 개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있을까? 있다면 그 이유가 궁금하다.

영국 유학을 마치고 마지막 졸업전시를 위해 하루 12시간씩 한 달을 꼬박 작업한 작업인데, 130x170cm의 아크릴로 4겹의 레이어 작품이다. 전동 드릴로 스크래치를 내고 채색한 작업이며, 설치 할 때도 고생을 했던 작품이다. 하지만 한국으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파손되고 말았다. 가난한 유학생인지라 보험도 들지 못했고 단순 화물 운송으로 보낸 거라 보상도 받지 못하고 파손된 채로 보관중이다.


애장품1.JPG
애장품2.JPG


작품 활동 이외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 지 궁금하다. 특별히 좋아하는 취미활동이 있을까?

여행을 좋아해서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다. 때로는 홀로 조용한 사찰에 하루, 이틀 머물다 오기도 한다. 다음 달에는 라오스 여행을 계획 중이다.(웃음) 여행 외에는 궁금한 것도 많고 호기심이 많아서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요가와 수영도 했고 짧게나마 스윙댄스도 배웠었다.(웃음) 비록 지금은 다 잃어 버렸지만... 일본어도 배웠었다. 미술이나 철학관련 강의도 있으면 찾아가서 듣기도 한다.


그럼 앞으로도 작가님의 작품들은 지금까지와 비슷하게 작업되는 것인가?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나가고 싶은지 궁금하다.

평면회화에 기반을 두고 작업을 하고 있지만 설치나 영상작업도 병행하고 싶다. 하나의 장르나 방법론으로 정착하기에는 아직 젊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해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관람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젝트 전시를 기획중이며, 6월 수원 소재의 '대안공간 눈’에서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다. 짧지만 단 몇 분이라도 관람자, 자신의 진정한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시를 만들고자 한다.




조미예 작가님의 작품은 한남동 '카페 톨릭스(Cafe Tolix) 3층'에서 4월 30일 토요일부터 5월 24일 화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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