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전시 소개


'그리고, 남겨진 것들'_박종일 작가

Artist Interview

by 넷플연가

“작업의 출발점을 자아의 감성(감정)으로 시작하고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그 환경은 공간이나 시간과 같은 비가시적인 것으로, 때로는 나와 함께 내 주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박종일_Hast du lust #bricks_.jpg Hastdu lust #bricks, 103x153cm, Inkjet print, 2015


‘Hast du lust’ 작품 이름이 인상적이다. 뜻은 무엇이고 이러한 작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Hast du lust 는 독일어로 ‘네가 진정 원하는가?’ 라는 물음이다. 우리나라 말로 쉽고 좀 더직접적으로 말하자면 ‘하고싶어?’ 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 말은 독일 길거리 매춘부 여성이 지나가는 행인에게 던지는 한마디이자, 일상적인 대화에서 어떤 행동을 제안하고 의사를 묻는 마지막 한마디이기도 하다. “나 맥주 한잔하러 갈건데, 너도 갈래?” 와 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내용적으로는 무엇을 원하는지,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정말 나의 행복을 위해 하고 싶어 하는 일인지 생각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내용이나 이미지가 갖는 조금은 무겁고, 의미심장한 느낌에 반해 제목은 좀 더 가볍고 직설적이게 짓고 싶었다.


가운데 쌓여있는 돌 더미와 가까이 가지 못하게 막은 선이 설치미술을 연상하게 한다. 저 돌들의 의미는 무엇인가?

시리즈 전반에 나의 개입이 조금씩 들어있다. 명명히 설치 미술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나의 개입이 설치미술 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가운데 쌓여있는 돌 더미는, 다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주체적 의식속에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혹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사실은 굉장히 쓸모없는 일처럼 느껴질 때, 그 쓸모없고 무의미 한 일들 같은 것도 어쩌면 다 의미가 있고 중요한 순간순간이라생각한다. 길 위에 놓여진 돌 더미(가까이 가지 못하게 막은선 안에)는 한없이 쓸모없고 허무한 일처럼 보이는 행동이 투영되어, 겹겹이 쌓여 올라가는 정성과 바램(기도) 등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경고장.jpg 경고장, 37.5x50cm, Inkjet print, 2016


이번 전시 작품들을 대부분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셨다는 것으로알고 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이번 전시에서 대부분의 사진들은 스마트폰으로 촬영되었는데, 카메라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실을 꿰지 않은 바늘> 시리즈가 거의 대부분이 스마트폰 카메라인데, 조금 더 그 순간의 감정(상황을 대입하는 마음)을 담아 내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가장 밀접하게 지니고 있고, 언제 어떤 순간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다,
또한 소위 말하는 큰 카메라로 촬영을 할 경우 나도 모르게 학습되어 버린 정석적인 프레임을 구현하게 되는데, 스마트폰 카메라는 이런 틀을 조금은 깰 수 있어서 사용하고 있다.


이번 전시 ‘그리고, 남겨진 것들’의 소제목은 크게 두 가지라고 알고 있다. 하나는 ‘Hast du lust’, 하나는 ‘실을 꿰지 않은 바늘’이다. ‘실을 꿰지 않은 바늘’의 의미가 궁금하다.

<실을꿰지 않은 바늘> 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로 풀이가 가능하다. 바늘에 실을 ‘아직’ 꿰지않은 상태 혹은 바늘에 실을 ‘이미’ 꿰고 난 후의 상태도 모두다 ‘실을꿰지 않은 바늘’ 이다. 작업을 보는 이들에게 던지는 물음표 없는 물음이다.


작가님의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무엇인가? 있다면, 그 이유가 궁금하다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따로 있지는 않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는 빠졌지만, Hast du lust #safety zone 이라는 사진이 있다. 전체적인 시리즈의 구상이 머릿속에서만 멤돌고 있을 때, 처음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던 사진이라 기억에 남는다.


박종일_Hast du lust #safety_05.jpg Hast du lust #safety zone


현재 작가님의 개인적인 관심사가 궁금하다.

‘관계’ 라는 것에 관심이많다. 내가 맺고 있는 관계가 어떻게 끼쳐왔는지 끼치고 있는지 끼치게 되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언어, 사회, 사람, 환경 등 모든것이 ‘관계’ 속에 얽혀있다.


앞으로 어떤 작품활동을 하고 싶은 지 알고 싶다.

주체적인 사회초년생 같은 작가가 되길 바란다. 끈임없이 궁금해 하며, 나와 주위를 둘러보는, 낯섬과 익숙함의 사이에서 올곧게 자기 길을 가는 작업을 하고 싶다.


www.jongilpark.com – 박종일 작가 홈페이지




박종일 작가님의 작품은 5월 24일 화요일부터 6월 20일 월요일까지 합정 'BBOX'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은 직접 보는 감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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