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 황지우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中]
가끔 사물들이 유동하는 입자처럼 보일 때가 있다. 시각적으로 표현하자면 '쇠라의 그림처럼 작고 무수한 색점들이 빠르게 진동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하면 적절할 듯 싶다. 처음엔 일상적으로 마주쳤던 플라타너스에 별 감흥이 없었다. 어느 날 사방이 탁 트인 도로변에 서 있는 나무를 보았을 때, 파란 하늘과 대조를 이룬 나무의 하얀 표피들이 반짝거리며 진동하는걸 보았다. 그 경험은 정말 황홀한 느낌이었다.
신비하고 몽환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 내 작품의 대다수는 잎이 없는 나무인데, 이파리 한 두 개는 아름답지만 초록색 잎이 무수히 달려있는 모습을 그리는 것은 뭔가 답답하고 지루하다. 파란 계열의 색을 좋아하는 것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몸을 연상시키는 나무기둥의 굴곡과 옹이진 흔적들, 하얀표피의 매끈한 질감, 가지의 꺾이는 각도는 인체의 골격과 유사하다. 인간의몸을 입은 나무는 감정의 전이 대상이 된다. 마치, 거울을마주한 모습처럼 타인의 시선으로 내가 되어버린 플라타너스를 바라본다.
- 작가노트 중
대상과 배경의 조화, 전체적인 분위기를 신경써서 작업한다. 작업을 할 때우선 사진촬영을 한 후,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골라서 쓰는데 사진 속 잡다한 배경은 제치고 나무만 캔버스에그린다. 배경은 나무가 주는 이미지나 작업할 때의 내 감정상태가 반영되어 표현된다.
감정은 주체가 외부세계와의 접촉에서 드러내는 마음의 다양한 자기표현 방법이다. 캔버스에 구현된 플라타너스의 이미지들은 내 감정의 기록이다.
- 작가노트 중
(좌)고대하다,72.7X50.0, oil on canvas, 2016
(우)숨,72.7x50.0, oil on canvas, 2016
관람객들이 내 그림을 보고 어떤 감정의 동요를 느꼈으면 한다. 내가 느끼는 감정상태를 동일하게 느끼기를 바라는건 아니고, 각자의 시선 속에 머문 이미지를 가슴으로 끌어와 내부로 스며들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래서 전시제목을 ‘스미다’로 정했다.
거울을 마주한 모습처럼 타인의 시선으로 내가 되어버린 플라타너스를 바라본다. 캔버스의 나열된 이미지들은 과거가 되어버린 감정의 덩어리들이다.
- 작가노트 중
개인작업실을 갖는 것, 그리고 내 그림이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다.
송수정 작가님의 작품은 '서촌 Cafe de Belle Ville'에서 5월 27일 금요일부터 6월 23일 목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