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기 작가 | Jul 17 - Aug 16 , SAMCHIC
모든 현대인들은 하루를 자신이 의도한대로 진행되길 바라며 많은 외부의 상황과 요구에 맞춰서 저항또는 순응하며 살아간다. 내가 뜻하는 일들이 항상 이루어지길 바라고 내 자신의 모든 생각들이 오로지 내가 이룩해 놓은, 일종의 탑을 쌓듯이 쌓아가고 만들어진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많은 일들이 미디어 혹은 그 미디어를 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걸러지고 때로는 동의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조금씩 변화한다. 처음의 생각한 일이 전혀 뜻하지 않은 이야기로 흘러가는 경우를 내 자신 혹은 주변을 통해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나는 이러한 변화되는 내 자신의 일들이 일종의 분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된다. 그중 전쟁 혹은 폭력, 권력, 힘, 정치 등은 요즘 나를 분할시키는 가장 큰 요소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나에게 매우 낯선 요소들이다. 여러 미디어를 통해 습득된 이 요소들은 뜻하지 않게 나에게 다가왔다. 즉 낯선 요소들이 지금 내 주변을 둘러쌓아 놓은 감성들을 분할시키고 있다. 나는 이런 요소들로 하여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감성적인 요소들이 서로의 정치적 태두리 안에서 나누고 분할하여 서로 공유하는 것이 현대예술이 가지는 의미로 생각한다.
나는 ‘낯설음’ 을 기본으로 하여 전혀 상반되는 몇 가지의 이미지들이 복합적으로 한 작품에 융합하는 일종의 초현실주의의 한 표현 방법인 데페이즈망(dépaysement) 기법을 사용한다. 전치, 전위법 이라고 불리는 이 기법은 특정한 목적을 지니는 물체를 전혀 관계가 없는 곳에 위치한다던지 혹은 상반된 여러 오브제를 한 공간에 담아 고정되거나 형식화되어 있는 기존 관념을 깨뜨리며 심리적 충격을 주는 기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마치 꿈속에서 작품을 보는듯한 신선한 접근과 동시에 무의식에 있는 잠재적인 세계를 해방할 수 있는 장치로 초현실주의자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다분히 초현실적 상상력을 동원한다.
나는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이야기들을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게 한다. 여기서 나는 30-40년대 초현실주의 시대에서는 상상도 못할 만큼의 도구를 이용해 현실과 비현실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현실적인 사진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이 한 공간에 있는 불안감을 데칼코마니 (decalcomanie)라는 또 다른 초현실주의적 대칭형식을 이용하여 중첩 표현하였다. 데칼코마니 기법은 알다시피 물감을 찍어 내어 나타나는 여러 비정형 형상들로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한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연구자의 거의 모든 작품에 나타나는 형식 중 하나이다.
이러한 조합은 뜻하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결과물로 도출된다. 이것은 현대인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의도하지 않은 혹은 뜻하지 않은 일들로 인해 자신에 삶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요트, 도자기, 바이크, 자동차, 활, 골동품 등의 요소로 이루어진 이 작품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각자의 상상력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해석하고 감상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의 작품에 담겨있는 요소들은 일반사람들이 충분히 인지하기 쉬운 객관적인 오브제들로 되어 있는데 그것은 원래의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외연적 이미지를 잃지 않아야 데페이즈망 효과가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비형식 혹은 비정형적 대상 보다는 쉽게 해석될 수 있는 오브제들로 구성한다.
나는 나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물들길 바란다. 그것이 파랑색이든 붉은색이든 매우 직관적으로 해석되길 원하고 있다. 내게 낯설게 다가온 여려 요소들로 인하여 나의 감성이 분할되었듯이 나의 작품역시 뜻하지 않게 매우 진한 색으로 상대방의 무의식을 자극하고 싶다. 이러한 무의식에 대한 접근방법이 내가 추구하는 감성의 분할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을 확신하다.
김한기 작가님의 작품은 청담동 뷰티샵 '쌤시크'에서 7월 18일부터 8월 16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