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넓은 벌 동쪽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 '향수(鄕愁)' 中
쉴 틈 없이 내리치는 타자 소리와 프린터 작동 소리, 수많은 언쟁이 오고 가는 사무실 속에서 잠시 눈을 감습니다. 소음은 사라지고 눈 앞에 아름다운 장면이 흐릅니다. 수많은 장면 속 하나를 붙잡습니다. 붉게 물든 커다란 단풍나무들 속에서 양 손을 베개 삼아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나. 햇살은 따스했고 가을내음은 향긋합니다. 단풍잎이 하나 떨어져 얼굴에 닿습니다. 나도 모르게 슥 입꼬리가 올라가며 소리가 새어나옵니다. “아~좋다…”
작품 속에는 ‘산수풍경’과는 자칫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물고기’가 자유롭게 여행을 하듯이 헤엄치고 있다. 이 물고기는 나 자신이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들이다. ‘산수풍경’의 이미지는 행복했던 과거 기억을 의미한다. 그리고‘물고기’로 표현된 현대인들이 자신의 행복했던 기억을 여행하듯이 추억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물고기를 현대인으로 표현한 이유는 과거로 돌아가 옛 추억을 회상하는 현대인과, 회귀본능을 가진 물고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로 회귀 본능을 가진 동물이 여러 있긴 하지만 산수와 물고기의 조합이 개인적으로 신선했고 나의 마음을 끌었다.
한 5년전즈음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간이 있었다. 특히나 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는데, 친구들과 스트레스를 풀 겸 술 한잔 하며 이야기를 하였다. 그 이야기 속, 힘든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저마다 각자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심신이 많이 지쳐 휴식을 원하는 상태였다. 그 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두, 각자 저마다의 괴로움이 있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그 이후, 휴식을주제로 한 작업을 연구했다. 지친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는 동안만이라도 마음의 휴식을 얻고 미소 지을수 있게.
치열한 매일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휴식이란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되어 버렸다.
지친 현대인들의 표정 속에서
잠시나마 편안한 미소를 되찾아 주려 하는 것이 작품 제작의 목적이다.
-작업노트 중
여행산수_休ver.Ⅱ ㅣ 25x25cm ㅣ oriental ink, mixed media on fabric ㅣ 2016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지는 않다. 모든 작품이 자식 같다. 많은 작품이 있지만 하나하나 다 작업과정이 기억이 나고 어떤 감정으로 작업을 했었는 지도 기억난다. 그래서 좋은 곳으로 작품이 판매되면 자식을 시집, 장가 잘 보낸 부모의 기분이 든다. 하하
작품의 기억. 어릴 적 내 행복했던 추억의 일부엔 시골 외조부모님 댁이 늘 있다. 솥에 불을 떼서 해주시던 삼계탕도 내 행복한 추억의 일부이고, 아버지와 시냇가에서 가재잡고 놀던 것도 내 행복한 추억의 일부이다. 그래서추억을 이미지화 해서 작업할 때 나도 모르게 ‘풍경’으로작업을 시작했나 싶기도 하다.
기법적인 표현에 있어서는 물감이나 먹이 자연스럽게 번지고 스며드는 느낌을 주어, 회화적인 느낌을 많이 주려고 한다. 아마 전공이 동양화인지라 그런 부분을 작품 속에 병적으로 표현하는 듯 하다.그렇게 작업하지 않으면 왠지 개인적으로 답답한 느낌이 들어 휴식이라는 주제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것은 아니다. 물론 동양화를 전공했기 때문에 산수이미지나 풍경이미지가 작업하기도 편하고 익숙하다. 평소 이미지를 만드는데 있어서는 여행을 다니며 멋진 나무 한 그루, 멋진 바위, 멋진 폭포 등 각 개체의 사진을 찍어둔다. 그 후에 작업을 시작할 때 각 개체들을 나만의 감성이나 느낌으로 재해석 하여 조합을 한다. 그리하여 추억, 행복했던 과거 기억을 ‘나만의 산수’로 이미지화 한다.
작품 속의 풍경은 실재하는 풍경이 아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신들의 행복했던 과거의 추억이다. 그렇기 때문에 꼭 실제 자연의 색을 맞춰서 쓴다기보다, 작품 주제에 맞게 관람객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밝고 편안해 보이는 색을 쓰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행복하고 즐거웠던 과거의 기억 속을
나 자신이 여행하듯 회상하는 모습을 이미지화하였다.
-작업노트 중
여행산수_休ver.Ⅰ-oriental ink, mixed media on fabric-72.7x90.9cm -2015
워낙 별 것 없어서 말씀 드리기 참 부끄러운 부분이다. 물론 나 역시 현대사회의 일원이기 때문에 지치고 힘이 드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땐 우선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마음이 편안해져야 뭐든지 행복하고 편해진다고 생각한다.그 후엔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원하게 한잔한다. 술을 마시며 나와 친한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며 옛 추억을 이야기 하며 웃고 떠드는 것이 나의 휴식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아니면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나는 몸을 편히 쉬는 것보단 움직이고 사람들 만나는 것이 나만의 휴식법인 듯하다.
당분간 또는 나에게 또 다른 작업 주제를찾을 수 있을만한 인생의 경험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현대인의 마음의 휴식’에 관한 주제로 계속해서 작업할 생각이다. 물론 조형적으로 이미지는 바뀌어 갈 순 있지만, 당분간 주제가 바뀌는 일은 없지 않을까?
JaeUnique 작가님의 작품은 '강남 스트롭와플 엔 커피'에서 3월 4일 금요일부터 3월 31일 목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
여행산수_休ver.Ⅱ_53.0x45.5cm_2016 / 1,000,000원
여행산수_休ver.Ⅱ_25x25cm_2016 / 각 300,000원
여행산수_休ver.Ⅰ_72.7x90.9cm_2015 / 각 2,400,000원
여행산수_休ver.Ⅰ_91.0x116.8cm_2015 / 각 4,00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