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섬] - 전현종
어느 때와 같이 자정이 넘은 시각 책상에 앉아 펜을 들었다. 주변은 고요했고 시계의 초침 소리만 방안에 가득했다. ‘사각사각’ 종이에 닿는 펜 소리가 오늘따라 서늘하게 들리던 그 순간, 나의 방이 낯설어졌다. 내 방은 섬이었다. 나는 세상에 닿을 수 없는 작은 섬에 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외롭고 쓸쓸하지만 한편으로는 편안하기도 했던 그때…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조금은 특별한 취미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땅 위의 여행이 아닌 바다 속에서의 여행. '스쿠버다이빙'을 아는가? 흔히 경험할 수 없는 바다 속을 여행하면서 불안하지만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다. 특히,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수면의 경계가 신비롭게 느껴졌다. 그 경계는 유동적이며 불확실함을 주었지만 동시에 그 속에서 산이나 들판, 사막 등 익숙한 풍경을 투영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계와 공간이주는 느낌을 캔버스 안에 표현하고 싶었다.
나는 '공간'에 대해서 느끼는 '모호함'이나 '불완전함'을 작업에 드러내고자 한다. 이번 직업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얻어진수면의 이미지이다.
내 작업에 비어진 여백과 부유하고 있는 흰 알갱이들이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다. 설명하자면 경계에 대한 이미지이고 잔상들이다. 이 부분들이 내 작업에서 가장 모호하고 불완전한 느낌을 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채색 역시 특히 신경쓰는 부분들 중 하나인데, 전체적으로 색으로 덮고 여백을 다시 지우고를 반복한다. 이를 통해 존재의 불확실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나는 특정한공간에 아무 이유없이 빠져들거나 감정이 주변의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고 느낄 때, 대상들의 이질적인 부분이나 불안정한 부분들을 살펴보고 캔버스에 재현하여 감정을 해소한다.
내가 만든 공간 해석의 여지를 관객에게 남겨주고 싶었다. 작업은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관객을 통과하는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공간에 대한 명확한 설명보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개개인의 관객의 개인적인 기억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간이고 싶다.
시각화된 작업 속의 공백들은 주위의 공간과 불편한 조화를 이루면서 본래 이미지를 잃고 다른 풍경으로써의 잔상이 된다. 결국 나의 회화는 내가 느꼈던 공간과는 상관없이 관객들의 막연한 기억과 망각에 대해 의존하고 있다.
한번도 전시되지는 않았지만 200호(193.9 x 259.1)에 그렸던 ‘THERE-푸르른’에 애착이 간다. 객을 압도하는 크기를 생각하다보니 200호라는 거대한 캔버스를 선택하였다. 캔버스 크기가 내 키보다 커서 스케치하는 과정도 색을 칠하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완성하고 나서 굉장히 뿌듯했던 작품이다. 정말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나는 여전히 이 공간에 머물고 있고 아직도 이 작업에 대해 미련이 많이 남는다. 앞으로도 공간에 주목한다면, 좋은 작업이 완성될 것 같은 기대감이 있다.
앞으로 THERE에 대한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애정을 주기 때문일까? 다만 작업의 표현방식을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해보고 싶다.
육영경 작가님의 작품은 이화여대 앞 '꽃피다, 이화다방'에서 3월 18일(금)부터 4월 14일(목)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은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
THERE- 노오란, 260.6 x 160.6, oil on canvas, 2012 / 3,600,000원
THERE - 두개의, 193.9 x 130.3, oil on canvas. 2012 / 1,800,000원
THERE- 붉은, 130.3 x 162.2, oil on canvas, 2012 / 1,500,000원
THERE- 섬(1),97.0 X 145.5,oil on canvas,2012 / 1,200,000원
THERE1, 116.7x 91.0, oil on canvas, 2012 / 80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