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불가피하게 오늘은 내가 너를 사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으니 오늘은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 눈이 너로 인해 번식하고 있으니 불가피하게 오늘은 너를 사랑한다 오늘은 불가피하게 너를 사랑해서 내 뒤편엔 무시무시한 침묵이 놓일 테지만 너를 사랑해서 오늘은 불가피하다
/몽상가, 김경주 中
작업을 통해 소통하고 싶기도, 한편으로 표준화된 주제 뒤에 숨고 싶기도 했다. 데칼코마니로 변형된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하게 이끈다. 사람들은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대로 본다. 이것은 원본 형상을 강조하기도 하고, 기하학적인 구조로 변형되어 새로운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파스텔톤 색을 써서 혼란한 마음을 지우고 편안해지고 싶었다. 지금 돌아보니 색이 따뜻하기 보단 불편한 거 같기도 하다. 당시 내 마음이 그랬던 거 같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듯이, 삶도 양면성이 같이 존재한다. 독립적으로 살고 싶으면서도,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한다든지. 개방적인 미디어와 보수적인 사회분위기 속에서 무의식적 억압, 두려움, 유희가 넘나드는 감정을 느꼈다. 양가적인 내 마음을 표현하는 작업을 했다.
의도한 것이다. 양면성, 모순, 역설, 아이러니 이런데 관심이 있다.
삶의 목적, 이상향, 의문점 이런 걸 평소에 찾아보는데, 그림으로 발산한다. 시기마다 생각과 삶의 목적이 바뀐다.
대칭은 안정감이 있다. 불완전한 삶과 서툰 인간관계에서 조형적인 안정감을 찾았던 거 같다. 그리고 작품 전반에 힘, tension이 느껴진다는 얘기를 전에도 들은 적이 있다. 왜그럴까 생각해보았다. 나는 삶의 목표, 기준, 메뉴얼을 가지고 살아가는 게 습관화 돼있다. 사람들마다의 그 방향이 다르거나 충돌하거나 합쳐지는 모습을 관찰하곤 한다. 도덕, 윤리, 사랑, 통념, 사상일 수도 있다. 각자의 생각이 충돌하는 경계에 이야기와 새로움이 있다.
외설적인 미디어(AV이 말을 넣을 지 뺄지 모르겠네요. 인터넷에서)를 변형해서 그렸다. 외설스럽고 폭력적인 남녀관계를 따뜻한 ‘감정나눔’으로 변형하고자 했다. 아름다운 신체곡선을 따서 모양 만들기도 해보았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여러 장 연습해보고, 캔버스에 그린다. 작품의 물질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따로 드로잉을 하기보단 캔버스에 직접 그려서, 크기, 모양, 색을 확인한다. 하다 맘엔 안 들면 다시 새 캔버스에 그린다.
공간과 어울리는 작품을 선택하였다.
일상, 사회, 역사 등에서 느꼈던 모순적인 부분을 최근 그렸었다. 색을 좀 더 구체화해서 표현하고자 했다.
20대 초반에 그린 entropy law라는 작품이다. 대학입시가 끝나고 처음 몰려오는 자유시간에 방향을 잡지 못하고 무력감에 시달렸었다. 침대에 누워 초점을 잃은 눈동자를 노란톤으로 거대하게 그렸다. 에너지의 방향은 유용한 것에서 무용한 것으로 흐른다는 ‘엔트로피 법칙’을 따서 제목을 붙였다. 나의 치부를 같아 작업실 구석에 뒀는데, 많은 외국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신기했다.
삶의 조화 - 오래 앉아 그리기 때문에, 반대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하려 한다. 자주 운동하고, 사람을 만나고, 여행하고, 말하는 연습 등 새로운 거 해보는 거 좋아한다.
당장엔 만다라 스케치를 잔뜩 해놨다. 빨리 색을 풍부하게 입히고 싶다. 몰입을 통해 망상을 모두 지워버리겠다. 현재, 삶의 지향점은 “아름다운 인생”이다.
김수현 작가님의 작품은 '가로수길 아트씨컴퍼니'에서 4월 12일 화요일부터 4월 25일 월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은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