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본인은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적 진술을 통해 타자와의 이야기를 시도한다. 타자가 가지는 억압된 꿈에 대한 고민을 풀어나가며 관객의 내면 의식을 일깨우고자 한다. 결국 본인의 작품은 우리 모두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있을 다양한 꿈을 바라보고 상상하는 자기 고백적 치유의식과 상호작용을 위한 내적 심리세계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 작가노트 중
<Welcome to CAN>의 작품은 한 달 동안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칸세라 레지던시에서 있을 동안 영감을 받아 시작하게 된 작업이다. 푸른 들판, 숲덩이들은 내가 느꼈던 생소하고 낯설었던 그 공간의 느낌을 낯익거나, 낯선 공간으로 담아보았다.
일상속의 생경함에 관심을 가지고 시야에 들어오는 개체의 한 부분을 담아, 낯익은 것이 낯설게 느껴지도록 그림을 그린다.
제업에 선이 등장한 것은 어릴 적부터 낙서하듯 드로잉 하기를 좋아하던 것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굽이지고 요동치는 듯한 선들은 자연에서 느껴지는 한 부분이었고, 나이테처럼 보여지는 선들은 자연 속의 한 부분, 인생의 한 부분처럼 쌓여지고 반복되는 모습과 닮아 있는 것 같았다. 이러한 자연의 한 부분이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이 좋아서 그리게 되었고, 나와 타자를 대변하듯 소녀가 등장하였다.
'수직적인 공간의 숲은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작품을 완성한 후 평론가 선생님께 전해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늙지 않는 모습을 간직한 소녀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순수성을 담고 있다. 모습은 늙어가는데 할머니가 되어도 소녀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의 마음처럼 숲과 소녀의 등장은 낯설지만 낯익은 ‘언캐니’(uncanny)를 담고 있다.
*언캐니(uncanny): 낯익으면서 낯선것에 대한 불길한 느낌
활짝 피어날 때가 있으면, 시들어버릴 때도 있는 것이 꽃이자 인생이다. 인생은 예술이 되고, 예술은 꽃이 된다. 고로 인생은 꽃이다. 나는 꽃잎을 통해 인생의 이런 모습을 담고 싶었다.
작품에 보여지는 얽혀있는 선들은 작은 타원형의 고리로 연결되어 증식되어짐을 보이며, 이것은 실타래, 머리카락 혹은 거미줄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가까이에서 보면 반복적으로 증식하는 형상을 가진다. 이는 나의 기호적인 드로잉에서 시작되었다. 이 선들은 배경까지 번져나가 화면 속의 나의 꿈과 무의식 세계가 뒤섞임을 나타낸다. 명암의 관계없이 평면적으로 처리된 개체에 무수한 드로잉은 나의 꿈과 타자의 꿈을 대변하고 있다.
화면의 전체 구성과 색감, 선의 강약, 덩어리들의 모습에 신경쓰고 있다.
내면적 꿈의 형상인 꿈덩이를 드러내고 현실 속에서의 꿈을 억압된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싶은 욕망을 반영하고 싶었다.
<여기보다 어딘가에> 작품을 좋아한다. 색감도 좋고, 선도 좋고, 구도도 좋다. 다 좋다. 그냥 좋다.
작업 전반에 극대화되는 색면의 이미지는 색의 단순화를 통해서 현실세계 속에 속하지 않고 꿈을꾸는 주체가 되며, 깨알같이 반복되는 점, 선, 도형들은 하나의 꿈덩이가 되어 숨쉬고 꿈틀대며 화면을 구성한다.
좋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좋은 그림을 그리다 보면 내가 그것을 지탱하고 나아가기 위해, 부수적인 부분의 활동도 하고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이 반복적인 선을 긋듯, 살아있다는 증거로 나타날 것이다.
홍수정 작가님의 작품은 이화여대 앞 '꽃피다, 이화다방'에서 4월 18일(월)부터 5월 14일(토)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은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