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전시 소개

The Empty Space : 낯선공간
_홍샛별 작가

Artist Interview

by 넷플연가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도종환, 여백]
Unfamiliar_the street2 162x66cm colored pencil on canvas 2015


익숙한 듯 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진다.

작품에서 나타나는 건물들은 우리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현대식 건물들이기 때문에 익숙하게 느껴 질 것이다. 반면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건물 유리에 투영되는 또 다른 공간이 작가의 상상과 자연의 형상을 닮은 모습을 반영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이 북적거릴 것만 같은 공간이지만, 사람의 모습은 없고 그림 속 풍경은 고요하고 차분하다. 이질적인 장치들로 낯설게 느껴지는 공간을 담아낸다.



이런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자주 가는 길이나 장소도 날씨, 기분 등에 따라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고, 처음 접하는 장소도 익숙하게 느낄 때도 있다. 여행지나 주변의 공간을 본인의 감성으로 재해석해서 담아내게 되었다. 비어있는 자연의 형상은 본인의 의도 되어진 사유적 공간이며, 그 안에서 여유로움을 찾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홍샛별_Unfamiliar_babyblue, 90×72cm, colored pencil on canvas, 2012.JPG 홍샛별_Unfamiliar_babyblue, 90×72cm, colored pencil on canvas, 2012



흰 여백의 공간이 관람자로 하여금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 같다.

작품에 포함되어있는 자연물이나 하늘, 대기의 모습은 묘사되지 않고 단면으로 채워져 있다. 이런 자연의 풍경은 인간이 만들어 낸 대도시의 모습과 대조되지만 함께 어우러져있다. 비어있는 이 공간은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이상이 될 수 있으며, 단순한 도시풍경이 아닌 생각할 수 있는 효과를 만들어 낸다. 본인이 만들어낸 여백은 자연의 형상을 닮았다. 이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흰 여백이 아니며, 그 자체로서 작가와 관람객의 상상을 담아내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채움과 비움. 여백은 채워져 있는 부분을 강조하고 부각시키기도 하고, 반대 작용도 한다. 비움 공간은 의도 되어진 사유적 공간이며, 형식으로서의 비움보다 '공'으로의 형상화라고 할 수 있다. 비움은 공간에 대한 무한성을 암시하며, 자연의 일부가 형상으로 표현되면서 자연을 재현한다.



대상이 되는 구조물을 선정하는 기준이 따로 있는지?

유리에 비추는 풍경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유리가 많은 건물을 보면 자동으로 셔터를 누르게 된다.



홍샛별_Unfamiliar_drawing series 1, 72x60cm, colored pencil on canvas, 2013.jpg 홍샛별_Unfamiliar_drawing series 1, 72x60cm, colored pencil on canvas, 2013



작품에 옅게 실루엣만 드러난 건물들이 종종 등장한다.

콘크리트로 꽉 채워지지 않은 여유 있는 공간을 담아내고 싶었다.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캔버스 천의 결을 없애기 위해 젯소를 두껍게 바르고, 사포로 면을 평편하게 만들어준다. 그 위에 유성색연필로 작업을 하고, 깊이감을 더하기 위해 아크릴도 사용한다. 마지막엔 스프레이 바니쉬로 마무리한다.



색연필로 작업을 한다. 그래서인지 따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러 가지 색의 레이어가 얹어지면서 묘한 색깔과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사각사각 스케치 소리와 도를 닦는 듯한 긴 작업시간도 본인에겐 사색의 시간이 된다.



홍샛별_Unfamiliar_dark red 162×97cm colored pencil on canvas 2012.jpg Unfamiliar_dark red 162×97cm colored pencil on canvas 2012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을까?

대부분 모두 애착이 가지만, 대학원 졸업작품을 위해 그렸던 첫 번째 작업이 가장 인상깊고 애착이 간다.



앞으로의 작업은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궁금하다.

4년 전 그렸던 한옥시리즈가 인기가 좋았다. 관객들이 좋아해주시니 본인도 뿌듯했다. 모두들 한옥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고, 한옥에서 따뜻함을 느낀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작업은 한옥과 현대건물이 투영된 작업을 할 계획이다. 본인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던 ‘여백’과 ‘사색하는 공간’을 모토로 꾸준히 작업을 해 나갈 것이다.





홍샛별 작가님의 작품은 '이문동 한국외대앞 카페 Better Sweet(베러스위트)'에서 4월 28일 목요일부터 5월 26일 목요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의 감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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