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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 Jul 13. 2022

남들보다 빠른 포기

작심삼일의 미학

학창 시절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을 일컫는 말로 '수포자'반에 몇 명 딱지처럼 붙어있을 만큼
수학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로도 포기에 여러 가지 수식어를 붙 N포 세대라는 말이 상용되는 시기까지 오게 되었다.


우리가 쓰는 말 중 포기에 관련된 흔한 격언으로 '포기란 배추를 셀 때나 하는 말이야!'라고 하며
포기하지 않기를 강요당하며 매사에 최선을 다해 후회가 남지 않기를 격려해왔다.

우리는 너무 많은 시도와 도전 속 많은 포기를 겪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대체로 포기는 이루려 했던 것들을 이루지 못할 때 쓰는 단어인데,

그만큼 지금의 상황보다 상향된 목표를 설정했거나 마음속으로는 꿈꿨지만 결과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등장한다.


누구나 지금보다 더 나은 삶과 행복을 꿈꾸며 또 다른 이와의 더 좋은 관계 혹은 미래를 그린다.

그런 소망들이 소중한 이유는 그만큼 이뤄지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결심이 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빠르고 다양한(?) 포기를 겪으며 작심삼일이라는 단어를 마주한다.

누군가의 도전과 시도에 대해서도 "얼마나 가나 보자, 작심삼일 뻔하지" 비아냥의 소리도 종종 듣곤 한다.


물론 소망한 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결과물을 얻는다면 좋겠지만,

사실은 정말로 빠른 포기가 더 좋을 때가 있다.


'빠른 포기가 좋을 때가 있다고?'

머릿속에 물음표가 하나 떠오를지 모른다.


그러나 스스로가 하고 싶었던 일에 최선을 다했으나 이루지 못했을 때

실망감과 절망감으로 인해 자기 자신을 탓하는 경우보다는 백배, 천배는 낫다고 말하고 싶다.


되려 포기를 포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재정비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작심삼일을 뛰어넘은 꾸준함에 도달할 때까지 부딪히는 과정의 일부가 된다면
나를 향한 화살은 거둘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성에 길을 잃을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일들로 나의 의지와는 반대로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어디론가 화살을 겨눌지 과녁 설정을 하기보다는 숨 고르기 하며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게 훨씬 나은 방법이다.




나는 당신의 이른 포기를 응원한다.


나 역시도 포기할수록 준비됨에 더욱 단단한 사람이 되리라 믿는다.

작심삼일의 미학 속에 나와 당신은 언젠가 마주할 꾸준함을 기다린다.


자주 포기하고 자주 실패할수록 성장은 바삐 찾아온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잃지 않고 바삐 찾아오는 성장을 맞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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