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방은
언제든 나갈 수 있는 관계다.
프로필은 선택이고,
대화는 선택이고,
머무는 것도 선택이다.
나는 그 구조가
처음엔 편했다.
가볍고,
깊은 척하지 않아도 되고,
불편하면 조용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는 자주 지쳤다.
누군가는
밤새 나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 날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멀어졌다.
누군가는
내 생각을 궁금해하면서도
자기 삶에 대해서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그때는
“왜 이렇게 애매하지?”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안다.
그들은
가까워지고 싶지만
붙잡히고 싶지는 않은 사람들이었다.
불안회피형에게
오픈채팅은 이상적인 환경이다.
관계는 있지만
책임은 최소화된다.
정서적 연결은 있지만
현실적 의무는 없다.
나는 한때
그 중간지대에서
관계를 설계하려 했다.
조금은 깊게,
조금은 안전하게.
하지만 결국 깨달았다.
출구가 항상 열려 있는 관계는
누군가에게는 안정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불안이라는 걸.
나는
출구가 없는 자리에서
천천히 쌓이는 관계를 원한다는 걸
그제야 인정했다.
오픈채팅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다만
그 공간이
내가 오래 머물 구조는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