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사람

by 헬렌켈러


사람을 오래 보다 보면

실수보다 먼저 보이는 것이 하나 있다.


실수를 대하는 태도다.

세상에는

크게 세 가지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끝까지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설명을 한다.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고,

상대가 먼저 그랬다고,

자신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 사람의 말은 길고

논리는 꽤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같은 일이

조금씩 반복된다.


처음에는

상황이 나빴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에는

운이 나빴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가 되면

조금 다른 생각이 든다.


이 사람에게는

실수가 없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인정하는 문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

그래서 그 사람의 삶은

언제나 같은 자리를 맴돈다.


어떤 사람은

실수를 인정한다.

“내가 잘못했어.”

그 말은

분명히 나온다.


하지만 그다음에

작은 말들이 따라온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상황이 힘들었다고,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그 말들은

거짓은 아니다.

사람에게는

항상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삶도

가끔은 같은 자리를 맴돈다.


실수는 인정하지만

실수를 지키고 있는 어떤 것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주 가끔

세 번째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잠시 멈춘다.

그리고 말한다.


“그건

내가 잘못했어.”


그 말은

길지 않다.

설명도 많지 않다.

하지만

그다음에

조용한 변화가 생긴다.


말이 조금 달라지고,

태도가 조금 달라지고,

다음 선택이 조금 달라진다.


그 사람은

완벽해지지 않는다.


사람은

완벽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삶은

조금씩 앞으로 움직인다.


실수는

그 사람을 멈추게 하지 않고

조금 다른 사람이 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사람의 능력보다

사람의 성격보다

어쩌면 이것 하나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실수를 하느냐가 아니라

그 실수 앞에서

어떤 사람이 되느냐.


세상에는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실수를

자기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조금씩

다른 길을 걷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이 얼마나 똑똑한 지보다

그 사람이

자신의 실수 앞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조용히 지켜보게 된다.


그 태도 속에

그 사람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가

이미 조금 들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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