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화가 막히는 순간이 있다.
같은 말을 했는데
어떤 날은 대화가 풀리고,
어떤 날은
갑자기 공기가 굳는다.
말은 이어지지만
마음은 이미 닫혀 있다.
예전의 나는
그 순간을 이해하지 못했다.
생각이 달라서 그런 줄 알았고,
논리가 부족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설명했고,
조금 더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설명을 할수록
사람은 더 단단해졌다.
그때는 몰랐다.
사람은
틀린 말을 들었을 때보다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낄 때
더 빨리 마음을 닫는다는 것을.
그래서 대화는
생각의 교환이 아니라
자기 자리를 지키는 싸움이 된다.
그걸 알게 된 뒤로
나는 대화를 할 때
조금 다른 문장을 먼저 떠올리게 되었다.
“그 상황이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이 문장은
대단한 말이 아니다.
상대를 설득하는 말도 아니고,
누가 맞는지를 결정하는 말도 아니다.
다만
상대의 마음이
그 자리까지 오게 된
길을 잠시 인정해 주는 말이다.
공감은
상대의 생각에 동의하는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이 느낀 감정이
왜 생겼는지를
잠깐 이해해 보는 일이다.
사람은
자신이 이해받았다고 느끼는 순간
이상하게도
조금 더 솔직해진다.
처음에는 단단하게 지키던 이야기들이
조금씩 풀리고
그 안에서
진짜 이유가 나타난다.
그래서 공감은
대화를 끝내는 기술이 아니라
대화를 시작하게 만드는 기술에 가깝다.
사람을 설득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논리가 아니라 이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요즘 대화를 할 때
이 문장을 먼저 떠올린다.
“그 상황이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그 말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조금 느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
그 느슨해진 자리에서
사람은
처음으로
자기 이야기를 시작한다.